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 등 종교계가 내달 5일로 예정된 ‘2차 총궐기’ 집회와 관련, 평화집회가 이뤄지도록 중재하겠다고 밝혔는데도 경찰이 집회를 불허한다고 통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4일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폭력 시위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불법‧폭력행위가 예상돼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12월 5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살인진압 규탄‧공안탄압 중단‧노동개악 중단 민중총궐기’를 열겠다는 집회 신고서를 냈다. 전농은 이 집회에 1만여 명이 모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집회 불허 통고에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이 집회자체를 원천봉쇄하려고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투쟁본부는 “이번 집회금지통고는 경찰당국이 각종 트집을 잡아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는 것, 개최하지도 않은 집회의 내용을 예단하는 것”이라며 “경찰이 집회를 헌법이 금지하는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음을 또다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쟁본부는 경찰당국의 자의적인 집회금지 조치를 강력 규탄하면서 “집회금지통고 효력정지 가처분소송 등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며, 12월5일 집회를 평화적으로 성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2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평화집회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쟁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5일 집회가 평화시위 문화의 전환점이 되도록 차벽이 들어섰던 자리에 종교인들이 사람벽으로 평화지대를 형성할 것”이라면서 “불교인뿐만 아니라 이웃종교에도 함께할 것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경찰이 법 집행을 위해 조계사 경내로 들어온다는 풍문이 있는데 끝내 풍문이길 바란다”면서 “만일 이를 실행하려 한다면 시민사회, 종교계, 불교계와 범국민의 이름으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