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공개된 <정윤희 곽현화의 빨간책> 13화 ‘오늘의 책’ 코너에서는 경향신문 부국장과 선임기자를 역임했으며, 2015년 11월 30일 경향신문 70주년 첫 여성 정년퇴임을 하는 유인경 기자가 게스트로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유인경 기자는 최근 발표한 도서 《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를 가지고 사랑에 대해서 두 여성 진행자와 진솔하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정윤희 :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 유인경 : 저를 경향신문에서 잘 버티고 있다고 소개해주셨는데, 잘 버티고 버티다가 내년이면 경향신문이 70주년인데, 저는 경향신문 70주년 여기자 최초로 11월 30일에 정년퇴직을 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마무리를 하느라 바빴습니다.

◆ 곽현화 :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윤희 : 이번에 쓰신 <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뭔가요? 따님이 사랑에 대해서 물어본 건가요?

◇ 유인경 : 아니요. 사랑은 안 물어 보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제 친구들의 딸들이 사고를 친경우가 많죠. 이상한 남자를 만난다거나, 맞선을 봤는데 어떻다더라. 이런 이야기가 주위에서 많이 들리죠. 그리고 제 후배들과 관계자들을 보며 왜 똑똑한 여자들이 사랑을 잘 못할까 하여, 원래 제목은 《이런 남자 절대 만나지 마라》이렇게 쓰려 했습니다. 하지만 안 읽을 거라고 출판사가 그러더라고요. 모든 남자들이 자신이 이런 남자라고 본인도 생각을 하지 않으며, 많은 여성들도 콩깍지가 쓰이면 자기 남자친구는 절대 안 그럴 거라 생각하기에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사랑을 할 때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누굴 파악하려면 등등 제 실수담과 주변 이야기를 많이 담아 부드럽게 썼습니다.

◆ 정윤희 : 이번에 《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도 쓰셨고, 결혼생활도 하셨잖아요. 사랑이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유인경 :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습니다. 사랑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조영남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가 ‘사랑은 날것이지 냉장고에 넣어 둘 수 가 없고, 은행 잔고에 보관 할 수 가 없는 것이다. 그 순간에 충실한 것이 사랑이다.’ 활어 인거죠. 생선 활어. 고등어자반이나 꽁치 조림이 아니라 뒀다 먹을 수 없는 겁니다. 그 순간에만 사랑하면 됩니다. 근데 그걸 미리 오지도 않은 남자와 이렇게 사랑을 할 거야라든가, 내일은 이렇게 사랑 할거야가 아닌 오늘 그 사랑에 충실하면 되는 거죠. 어이없는 일로는 직장에서 연하의 남자가 대시를 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상대가 어리고, 사내연애라 소문을 두려워하던 여성에게 전 그 사람이 당신의 꽃다발이라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그 꽃다발이 시들 수도 있지만 당신에게 다가온 꽃다발을 그냥 고마워하고, 향기도 들이마시고 그러면 되는 거죠. 영원한 꽃다발이 어디 있습니까. 시들면 빠이빠이 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그 친구는 연하의 남자와 몇 개월 교재를 하고 자연스럽게 헤어졌습니다. 주변에서 말했습니다. 미쳤느냐, 불장난이다, 사내에 평가가 나빠진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에 신경을 쓰기에는 인생의 화양연화가 너무 짧습니다. 잘하는 법은 없고, 감사해하고 실수도하고 상처도 받아봐야 내공이 생기고 사랑의 맷집이 생기는 것입니다.

◆ 정윤희 :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 유인경 : 사랑은 두려워할 대상은 아닙니다. 사랑은 사람이 하는 것 입니다. 제대로 된 사랑을 하려면,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가정 먼저 느껴야 해요. 우리는 충분히 좋은 사람입니다. 사랑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냉장보관, 냉동보관 안되고 은행에 저축이 안 되는 것이 사랑이니 그 때, 그 때의 사랑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오늘의 사랑에 충실하시고 그것을 잘 받아들이는 깨끗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때가 낀 마음은 안 됩니다. 제가 때가 많이 꼈더라고요.(웃음) 돈은 잘 버는지, 집안은 좋은지, 친구들에게 자랑할 만한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제가 좋은 사람이 됐어야 되는 건데 왜 저에게 투자를 안했을까요.  

※ 이 글은 월간 출판저널과 동시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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