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정의당 대전시당 홍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홍진원씨는 지난 25일 대전지방경찰청으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출석요구서에 따르면 홍씨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오는 30일 오후 1시에 대전경찰청 수사1팀으로 출석해야 한다.

경찰이 보낸 출석요구서의 사건요지에는 “서울 민중총궐기대회 불법집회 참가자, 22:28경 세종대로, 서린R 등 밧줄이용 공공물손괴(경찰버스) 등 집회시위에관한법률위반 피의사건”이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홍씨는 당일 어머니 생신이어서 서울에 가지 않고 대전에 있었으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면서 경찰의 출석요구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고 말했다.

홍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게 된 경위에 대해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27일 ‘go발뉴스’에 “다른 수사도 마찬가지다. 출석요구서는 피의자, 피의 혐의자, 참고인, 고소인, 고발인, 목격자 이런 모든 사람들한테 발송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홍진원씨가) 어떤 부분에 해당하는지는 현재 내사단계에 있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 ‘갈릴리**’는 “이게 법치주의냐”면서 “증거도 없이 사람을 마구잡이로 소환하고 무고한 시민에게 피해를 주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게 민중의 지팡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 ‘솔**’은 “어느 정도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출석 요구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밖에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준이더냐. 도대체가 상식이라곤 하나도 없다. 나라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구나”, “이건 뭐 경찰이 범죄사실을 밝히는 게 아니라, 국민이 죄가 없다는 걸 밝혀야하네”, “가지도 않은 시위에서 차를 때려 부쉈다니.. 이 무슨.. 염력이라도 썼나?” 등 반응이 잇따랐다.

한편, 경찰은 민주노총 등 8개 단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27일 경기본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뉴스1>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5월1일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노동절대회 집회 때 안국동 사거리 앞에서 사전에 준비한 밧줄, 목장갑 등을 이용해 경찰기동대 버스를 손괴한 민주노총 경기 본부 간부 2명의 혐의 등을 입증하기 위해 이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민주노총 등 8개 단체를 압수수색할 때도 경찰은 지난 5월 노동절대회 당시 일반교통방해, 주최자 준수사항 위반 혐의 등을 영장에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