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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시민들이 전세계 ‘저항의 아이콘’인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go발뉴스 영상 화면캡처>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새누리당의 이른바 ‘복면금지법’ 발의에 대해 25일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반헌법적 테러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이날 논평에서 “시민들에게 물포를 쏘고 폭도로 몰기 전에 차벽을 해체하고 광장을 개방하라, 테러방지를 명분으로 하는 공안몰이를 중단하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11.14 집회와 관련 시위대를 IS에 비유하며 “복면시위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발언 다음날 새누리당 소속 국회부의장 정갑윤 의원 등 32명은 25일 복면 착용을 금지하고 대학입시 전형일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이노근 의원은 복면 착용 금지에 처벌까지 규정한 집시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같은 당 박인숙 의원도 벌금을 더 높이는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자국민을 IS에 비유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변은 “단지 복면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행사하는 국민과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살상을 자행하는 테러단체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대통령의 발언은 헌법을 준수하고 보호할 책무가 있는 헌법기관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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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5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또 민변은 “여당 의원들은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이른바 ‘복면금지법’을 재빠르게 발의했다”며 “이미 2009년 발의 당시 국가인권위에서 반대한 것이며, 집회의 자유에는 복장의 자유도 포함된다고 설시한 2003년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위헌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또 다른 헌법상 기본권인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복면착용이 필연적으로 불법·폭행 발생으로 이어진다는 어떤 근거도 없으므로 현존·명백한 위험이 없는 경우에도 일괄적으로 복면착용을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결국 복면금지법은 처벌할 필요성이 없거나 극히 미약한 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형사법의 보충성 원칙을 위배하는 과잉입법에 해당한다”고 위헌성을 짚었다.
이어 민변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의사의 자유로운 발현”이라며 “공권력은 집회·시위를 보호하고 참가자들의 주장이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도 내에서 행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국민들을 가면 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대통령의 비상식에 곧바로 호응하는 정부 여당의 태도에 할 말을 잃게 된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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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복면 금지 등)' 발의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옴짝달싹 못하게 묶으려는 법”이라며 “살인적인 폭력 진압을 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마스크만 써도 처벌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대통령의 IS 발언과 새누리당의 ‘복면금지법’으로 집권 여당의 민주적 감수성은 국제적 우습거리가 되고 있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인식 수준은 중등학생 보다도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대한민국 정치를 후진국형 코메디로 만들어 가고 있다”며 “복면금지법 이야기에 방송 프로그램 ‘복면가왕’ 폐지를 떠올리는 국민들의 조롱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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