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5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과 국정원의 동태를 묶어서 분석하니까 섬뜩한 그림이 그려진다”고 우려했다.

김종배씨는 이날 팟캐스트 ‘시사통 김종배입니다’에서 “민주노총을 일회성 ‘불법폭력시위’ 주최자로 처벌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민주노총 조직 자체를 한쪽으로 몰아가려 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폭력사태는 상습적인 불법 폭력 시위단체들이 사전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극우언론이 민중총궐기대회 직후 내놓은 주장, 즉 ‘불법폭력시위 기획자’부터 찾아내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과 맥이 같다”고 연계했다.

▲ 조선일보 16일자 35면 사설 <大入 논술 시험 날 도심 테러性 시위, 기획자부터 엄벌하라> ⓒ 조선일보 PDF

또 민중총궐기대회 전날인 지난 13일 국정원과 경찰이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민중총궐기대회 다음날인 15일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소속 김모(51) 목사를 구속한 점을 주목했다.

관련해 동아일보는 24일 <“北포섭 목사, 민노총 가맹조직 간부와 지하조직 결성 시도”>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 목사가 북한의 대남공작조직인 225국에 포섭된 후 민주노총 가맹조직의 간부 및 통합진보당 간부 출신 등과 지하조직 결성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국정원은 14일 민노총이 주도한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와 이 목사 등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지시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 동아일보 24일자 12면 <“北포섭 목사, 민노총 가맹조직 간부와 지하조직 결성 시도”> ⓒ 동아일보 PDF

이러한 사실들을 연계시켜 김씨는 “박 대통령은 ‘사전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주도했다’고 단정지었는데 국정원은 ‘사전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주도’한 주체에 북한의 지령을 받은 목사를 끼워 넣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박 대통령의 “테러단체들이 불법 시위에 섞여 들어와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지적하며 “언론과 국민은 이 말을 뒤이어지는 IS 관련 언급이나, 복면 금지 언급 등과 연결했지만 ‘테러단체’를 ‘간첩’으로 바꾸면 어찌 되겠냐”고 물었다.

김씨는 “이렇게 몰아가면 민중총궐기대회는 북한의 지령 또는 공작에 의한 도심 폭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와 처벌도 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 나아가 김 목사가 ‘민주노총 가맹조직의 간부 및 통합진보당 간부 출신 등과 지하조직 결성을 시도했다’는 보도를 지적하며 김씨는 “이건 조직사건으로 엮겠다는 의사 표명”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민주노총에 대한 수사를 불법폭력시위 주최라는 일회성 사안으로 한정하지 않고 이적 요인이 스며든 조직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로 확장할 수도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김씨는 “‘민주노총 가맹조직의 간부’와 ‘통합진보당 간부 출신’을 세트로 묶은 게 뭘 뜻하겠냐”며 “한때 긴밀했던 민주노총과 통합진보당의 관계를 빌미삼아 민주노총에 통합진보당의 그림자를 덮어씌우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씨는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법안’의 연내 처리를 주문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갈 데까지 갔고, 박근혜 대통령은 안 돼도 되게 하라는 모드였다”고 덧붙였다.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관음전에서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민중총궐기집회를 마치고 조계사에 칩거중인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