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6일 서울변회는 성명을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나온다고 해서 ‘법원이 좌경화됐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아닐 뿐 아니라 사법부에 자신의 정치색을 받아들여 판결하라고 직접적 강요를 하는 것과도 같다”며 “본인의 뜻과 다른 이들에게 ‘좌경’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메카시즘”이라고 비판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 2일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검사 시절 맡았던 부림사건에 대한 재심 판결을 두고 “사법부 일부가 좌경화됐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서울변회는 “고 이사장이 부림사건 당시 강제구금에 대해 당사자들의 동의하에 합숙하면서 수사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대법원이 명확하게 인정한 불법 체포와 감금 사실을 아무 근거나 이유도 없이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이들은 “진실을 호도하며 국민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데 관여한 법조인들의 엄중한 책임 추궁과 진실된 참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방문진 수장과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사법권의 독립을 뒤흔드는 발언을 통해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격없는 고 이사장은 조속히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부림사건은 1981년 부산에서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22명이 반국가단체 찬양과 이적 행위로 처벌받았으나 이후 불법 감금돼 고문을 당한 것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재심에서 대법원 무죄 확정을 받은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