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오산 미 공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와 관련해 한국에서 탄저균 공격이 있을 경우에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랭크 켄달 미 국방부 조달·군수 담당 차관은 23일(현지시간) ‘살아있는 탄저균의 우연한 배달 : 검토위원회 보고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한 뒤 “심각한 실수였다”고 밝혔다.

이어 켄달 차관은 “살아 있는 탄저균을 보낸 것은 의도되지 않은 배달이었다”며 “오산 공군기지 연구실에만 실험용으로 보내졌으며 다른 곳에는 배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탄저균을 주한미군에 보낸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국에서 탄저균 공격이 있을 경우 사람들을 보호할 위치에 있고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주최로 열린 '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라는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미군의 탄저균 반입 규탄,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켄달 차관은 “테러단체나 국가로부터 생물학적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불행하게도 생물학적 공격의 위협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켄달 차관은 향후에도 탄저균을 한국에 보낼 의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써는 그럴 의도가 없으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켄달 차관은 이번 탄저균 배달사고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어떤 국제적 규약도 분명히 위반한 것이 없다”고 강변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진상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미국 유타주의 더그웨이 연구소에서 살아 있는 탄저균이 배달 된 곳은 전세계 7개국 실험실 86곳이라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연구·개발용으로 쓰이는 탄저균은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사선을 통해 완전히 비활성화 된 상태로 배송하도록 돼 있는 만큼 살아있는 탄저균을 배달한 것은 심각한 규정위반임을 시인했다.

네티즌 “실수? 걸린 게 실수겠지!…팍스 아메리카 변명 참 치졸”

다만, 이 보고서에서는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고의로한 실수 아닌가?”, “걸린 게 실수겠지!”, “팍스 아메리카의 변명 참 치졸하다”, “다음부턴 안 걸리도록 신경 쓰겠지?”, “책임주체 규명하지 않은 채 관행에 다른 미국방부 실험실 요원의 실수라고만 얘기하고 있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편,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합동실무단은 미 국방부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주한미군 오산기지 현장방문을 통한 탄저균 배달사고 진상 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한미 합동실무단은 △탄저균 샘플 취급 및 처리 절차 준수 여부 △탄저균 포자 잔류 여부 △탄저균 샘플 및 제독 폐기물 처리 방법·결과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