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충돌 시 에어백 미작동으로 인한 소비자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백 미작동 원인을 두고 소비자와 사업자간 이견이 커 에어백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7일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및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에어백 관련 불만사례 668건을 분석한 결과 차량 충돌 시 ‘에어백 미작동’이 525건(7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에어백 자동작동’ 39건(5.8%), ‘에어백 경고등 점등’ 39건(5.8%) 이 뒤를 이었다.

▲ ⓒSBS 캡처

또한 최근 1년간 에어백 미작동 사례로 접수된 91건을 분석한 결과 상해 정도는 ‘전치 5주 이상’이 24건(26.4%)였고, 전치 5주 이상 상해자 중에는 장애 6급 진단을 받거나 전신마비 등도 있어 상해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후 91명 중 82명(90.1%)의 소비자가 자동차 제작사에 ‘에어백의 문제점’을 제기했으나 에어백이 ‘문제있다’는 응답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어 소비자와 사업자간의 에어백 미작동 원인에 대한 견해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백은 차량에 부착된 센서가 제작사에서 정한 충격량 등 전개 조건이 만족됐을 때 작동된다. 그러나 현재 제작사가 정한 에어백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이에 대한 검증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백은 안전벨트와 함께 인명 보호를 위한 최후의 안전 보조장치로, 미국 연방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사망 감소효과가 안전벨트는 45%, 에어백은 13%인데 비해 안전벨트와 에어백을 동시에 사용하면 50%까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연방 교통안전국은 1987년부터 2010년까지 약 32,500명이 정면 에어백으로 인해 목숨을 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탑승자 안전 강화를 위해 “제작사에서 정한 에어백 성능 검증 제도 마련하고 충돌시험 방법 다각화, 중고자동차 매매 시 에어백 성능 점검 의무화를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동차 제조사에게는 차량 취급설명서 외에 에어백에 대한 상세 설명서를 교부, 에어백 성능 점검 프로그램 보급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비자원 생활안전팀 윤경천 팀장은 ‘go발뉴스’에 “미국 같은 경우는 운전석, 조수석에 에어백 설치가 의무화 돼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기준은 있지만 장착이 의무화 되어 있지 않다”며 “소비자들이 안전을 유의하고 안전벨트 등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팀장은 “근본적인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성능 검증 등을 요구할 것”이라며 “에어백이 있다 하더라도 안전이 전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으로 안전을 높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안전벨트를 하고 안전에 유의해야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