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과 세월호 1주기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4월 28일 참여연대와 세월호 유가족 최경덕씨는 경찰이 교통용 CCTV로 불법행위를 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증거보전신청을 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범국민대회에서 경찰이 광화문 일대 교통용 CCTV 9대의 외부 송출을 중단하고 교통상황실에서 CCTV 화면을 확대, 축소하며 집회 참가자들을 비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5항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설치된 CCTV를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도 안 된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같은 달 30일 증거보전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5월 8일 즉시 항고했다. 이에 항고심 재판부는 해당 CCTV 영상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으나 경찰은 지금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JTBC>보도에 따르면, 집회 당시 충돌이 가장 심했던 광화문 일대 CCTV 영상이 삭제됐다. 대신 남대문서가 촬영한 집회 초기를 촬영한 영상만 남았다.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수집용 CCTV 설치 운영지침에 따라 해당 영상은 5월 18일까지 보관되어야 하지만 경찰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항고심 재판부는 “교통용 CCTV 영상 보유기간은 30일로 제한되어 있다”며 “저장서버의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어 미리 증거 조사를 하지 않으면 증거 사용이 곤란해져 자료를 제출할 것을 명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에 따르지 않고 현재 재항고한 상태다.

경찰의 무책임한 대처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막가파 공권력이다”(@21gr***),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할 경찰이 법원 명령까지 위반하나요? 경찰청장, 서울청장, 종로서장 등을 모두 파면하라!”(@seoju***)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