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폐지 운동을 벌여 7만여 명의 서명을 받은 납세자연맹이 민간연금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를 후원기업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또, 회원들에게 삼성화재 등 보험사의 보험 홍보메일을 보내주고 받은 광고비 등으로 연간 4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납세자연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불순한 의도’가 있음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위험성을 지적해왔다.

▲ 오건호 국민연금바로세우기 국민행동 정책위원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오 위원은 6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이 없어지면 민간생명보험 회사가 더 번창하게 된다”면서 “민간생명보험 회사는 이익을 목표로 연금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가입자들한테는 큰 손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2004년 국민연금 폐지 운동이 시작됐다가 그 이후에는 스스로 가입하는 임의가입자가 급증할 만큼 국민연금은 신뢰를 회복했었다”면서 “국민연금 폐지운동의 원인제공자는 박근혜 정부”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들어 국민행복연금을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면서 “이를 틈타 공익성이나, 순수성이 의심되는 단체들이 반공익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김연명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중앙대학교

김 교수는 “사보험 중 특히 개인연금이나 개인저축의 경우, 노후소득보장이 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로 유지율 보다는 해약율이 높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1994년에 시작된 개인연금은 94년 한 해만 410만 명에 최대 600만 명이 가입 했다. 그러나 7년 후인 2001년도에는 개인연금 유지율이 33.2%로 떨어졌다. 이는 100명 가입하면 67명은 해약하고 33명만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처럼 사보험에 대한 해약율이 높기 때문에 노후소득보장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01년)유지율 33.2%도 현재는 더 낮아졌을 것”이라면서 “개인연금의 경우, 만기 전에 해약을 하게 되면 원금 손실이 크기 때문에 결국은 보험사만 좋은 일 시켜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해약율은 더 높아지고, 개인연금으로 노후보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 전체 노인 중 10%도 안 될 것”이라면서 “저소득층은 아예 꿈도 못 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이 논란을 빚자 납세자연맹은 ‘국민연금 불편한 진실 10가지’라는 글을 발표하며 국민연금 폐지 운동에 나섰다.

6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2011년 납세자연맹은 수익사업 등을 통해 약4억 원의 간접후원금을 얻었다. 현재 납세자연맹의 후원기업은 더케이손해보험, 휴넷, 차&CAR, 롯데카드 등이다. 이중 민간 연금보험을 판매하는 삼성화재 애니카 다이렉트는 최근 후원기업명단에서 사라졌다.

삼성화재 애니카 다이렉트는 후원기업 명단에서는 사라졌지만 관련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미디어오늘>은 보도했다. 납세자연맹은 지난1일 회원들에게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라는 홍보메일을 보냈다.

납세자연맹은 이메일에서 “납세자연맹은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고 운영되는 순수 NGO”라며 “매우 엄격한 심사기준을 통과한 제휴(보험)상품을 회원님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