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노후화 된 원자로발전소인 고리 원전 1호기의 가동이 영구 중단된다.

산업통산자원부는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윤상직 장관의 주재로 제12차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열고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해 2017년 6월 18일을 끝으로 가동 중지 결정을 내리고, 이를 한수원에 권고하기로 했다.

‘영구정지’ 결정은 우리나라에서 원전 가동을 시작한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6월 30일 설계수명이 종료됐지만, 2008년 1월 정부로부터 계속 운전 허가를 받아 2017년 6월까지 수명이 10년 연장됐다.

산업부는 “고리1호기의 안전성, 경제성, 국가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고리 1호기 가동 중지 및 폐로 여부를 두고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수원 “고리 1호기 40년 됐지만, 부품 안전 자신”

이와 관련 한수원 관계자는 12일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정부로부터 고리 1호기 중지 결정 권고를 받았다”면서 “이사회를 열어 고리 1호기에 대한 안전성과 경제성을 평가해 논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한수원은 고리 1호기의 안전성이 확실하다고 자신한다”며 “연령이 40년 됐다고 해서 고리 1호기의 부품들이 전부 노후 된 것이 아니고 다 교체했다. 다만 원자로만 40년 됐다”고 설명하면서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

▲ 지난해 8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수명 끝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등 노후원전 폐쇄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뉴시스>

그러나 국가에너지위원회는 단순히 산업통상부산하 자문기관이 아닌 에너지심의를 하는 법적기구인 만큼 이러한 결정을 한수원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김제남 “고리 1호기 진작에 폐로됐어야…”

이와 관련, 정의당 탈핵전환위원회 위원장인 김제남 의원실은 ‘go발뉴스’와 통화에서 “고리 1호기 폐쇄 결정은 아주 잘한 것이다. 진작에 폐로가 됐어야 하는데 잘한 일”이라며 “한수원은 에너지위원회의 결정을 당연히 수용해서 고리 1호기를 폐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수원측의 원자로 외에 고리 1호기의 다른 부품들은 안전하다는 한수원의 주장에 대해 “안전하다는 주장은 사업장의 입장이고, 원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원자로”라면서 “고리원전의 원자로에는 구리 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가동시 가열이 많이 된다. 이는 나중에 냉각수를 부어 식힐 때도 폭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원전은 오래되면 오래 될수록 이용률이 떨어진다”면서 “고리 1호기도 이용률이 최근엔 80%도 안된다. 이것은 효율성도 없고 경제성도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역 주민인 부산 시민들의 수용성도 거의 없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리 1호기의 폐로 절차를 밟고, 2023년 수명이 끝나는 고리 2호를 비롯해 수명이 끝나는 원전의 폐로절차를 단계별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내주 열리는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고리1호기 영구 중지 결정이 나오면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고리 1호기 영구정지 변경허가 신청을 거쳐, 원전 해체계획서 작성 및 주민 의견수렴, 해체 계획서 제출 및 심사, 원전 해체 승인 및 착수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해체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한수원은 원전 해체를 위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33억원을 예비비로 적립해 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