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신문 1면은?

오늘도 키워드는 ‘메르스’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메스르 관련 지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유독 ‘삼성병원’ ‘외래환자’라는 단어가 지면에 많이 보입니다. 2차 유행을 일으킨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온 70대 여성이 응급실 밖에서 처음 감염됐습니다. 문제는 구체적인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70대 여성이 메르스 115번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으며 삼성서울병원 ‘수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만 되고 있을 뿐입니다.

1-1. 그래서인지 삼성서울병원을 질타하는 기사들이 많다.

조선일보(1면)는 “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것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던 사람들을 제대로 파악해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경향신문은 “정부가 삼성서울병원 본관 전체에 대한 전면적 역학조사와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도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더 강력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경향신문 2015년 6월12일자 1면

1-2. 실제 삼성서울병원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기사들도 오늘 많이 보인다.

많은 기사가 있는데 두 개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조선일보(3면)입니다. 조선일보는 “삼성서울병원 측은 메르스 환자를 접촉한 사람으로 의료진·환자를 중심으로 893명을 추렸지만, 보호자·문병객 등을 대부분 빠뜨린 부실한 명단을 정부에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관계자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온 확진 환자 58명 중 30명(51.7%)이 관리 리스트 밖에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관리 리스트 밖에서 발생했다는 얘기입니다.

▲ 조선일보 2015년 6월12일자 3면

1-3 그만큼 삼성서울병원 측이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얘기?

그렇습니다. 경향신문(3면)은 “응급실이 있는 병원 본관 1층 등을 메르스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오염시켰다면 그간 정부 관리망에 없었던 일반병동 내원객 중 추가 감염자가 나오면서 2차 유행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국에서 내원하는 상급종합병원의 특징상 메르스 사태도 통제불능 상태로 전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경향신문은 “삼성병원 1층이 ‘불안’하다”(3면)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2. 그런데 정부의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지.

시민단체는 “삼성서울병원이 사실을 은폐하고 정부가 이를 비호하면서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전면적인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삼성서울병원과 관련한 의혹은 이미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제기된 상태입니다. 평택성모병원은 지난달 29일 감염자 발생 후 자진 휴원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정상 영업 중입니다. 최초 환자와 접촉했던 삼성서울병원 관련자를 정부가 아닌 병원 측이 별도 관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경향신문(3면)은 “삼성병원은 숨기고, 정부는 삼성서울병원을 감싸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사설에서도 “정부는 이래도 삼성서울병원에만 맡겨둘 건가”라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 경향신문 2015년 6월12일자 사설

3.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위독하다는 기사도 많이 실렸지.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폐렴 증상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크모(ECMO)까지 다는 등 위독한 상태라고 합니다. 에크모는 환자의 체내 산소 포화도를 높이기 위해 피를 몸 밖으로 빼내 피에 산소를 넣은 뒤 다시 피를 몸으로 넣는 의료 장치를 말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메르스 의사가 위독하거나 뇌사상태는 아니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4. 서울과 창원 등에서 ‘3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타나고 있지.

평택성모·서울삼성병원에 이어 메디힐병원(서울 양천구)과 창원SK병원(창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격리되지 않은 채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수십~수백명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병원은 임시 폐쇄 조치가 돼 외부 접촉은 물론 환자와 의료진들의 이동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5. 그런데 전염병 재난 단계 올리는데 정부가 주저하고 있다고?

‘주의’에 머물고 있는 ‘국가 전염병 재난 단계’를 ‘경계’나 ‘심각’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주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실제보다 더 나쁜 것으로 잘못 인식되면서 경제에 추가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재난 단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투자 불안감을 조성해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하거나, 한국 상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져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관련 내용은 조선일보가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많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6. 그래서인지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라는 ‘응급처방’을 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낮췄습니다. 현행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수출 부진에다 메르스 여파로 소비가 전방위로 위축될 우려가 커지자 경기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고육책을 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태에서 가계부채의 심각성과 자본유출 문제를 통화 당국이 지나치게 간과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7. 고리 1호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동아일보(1면) 보도입니다. 한국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1호기가 2017년 6월 18일을 끝으로 전력 생산을 마치고 폐로(閉爐)에 들어갑니다. 국내에서 원전 가동의 영구 중단 결정을 내리는 것은 원전 가동이 시작된 지 37년 만에 처음입니다.

정부는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제12차 국가에너지위원회’를 개최하고 고리 1호기의 수명 연장을 신청하지 않도록 한국수력원자력에 권고하는 방안을 심의, 의결할 계획입니다. 원전 운영 기간을 늘리려면 운영사인 한수원이 허가 만료 2년 전인 이달 18일까지 정부에 계속운전 신청을 해야 하는데, 한수원은 정부 방침에 따라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8.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안을 발표했는데 논란이 거세다.

정부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통해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감축률을 14.7~31.3%가량으로 정한 4개의 시나리오를 내놓았습니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를 8억5060만t으로 상정하고 1안은 14.7%, 2안은 19.2%, 3안은 25.7%, 4안은 31.3% 감축하는 내용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1~3안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2020년 배출량 전망치 대비 온실가스를 30% 감축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대폭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간들의 평가는 나뉩니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리마 총회에서 채택된 ‘기존 목표보다 감축률을 높여야 한다’는 합의를 유일하게 어긴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정부가 목표량을 줄인 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경제와 성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9. 홍익대에서 시험문제가 논란이다.

홍익대의 한 교수가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출제하면서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Roh’라고 지칭하며 “17세인 Roh의 지능지수(IQ)는 69다. 그는 6세 때 부엉이 바위(the Rock of owl)에서 뛰어내려 생긴 뇌결함으로 고통 받았다”고 서술했습니다. 지문에는 김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빚 떼먹는 사람 대중(Dae-jung Deadbeat)’이 ‘흑산도(Black Mountain Isle)’라는 이름의 홍어 음식점을 열었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홍대 총학생회는 11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 대학 법과대 교수에게 사과하고 자진 퇴진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교수는 한겨레 등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잘못이라고 하면 내가 잘못 가르친 것”이라면서 “하지만 학생들과 논쟁에 휘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5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