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하버드와 스탠퍼드에 동시 합격해 한인 천재 소녀로 지칭되며 관심을 모았던 김정윤양과 관련된 사실이 ‘거짓’이라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김양의 ‘거짓’ 천재적 이력을 제일 처음 보도한 미주 중앙일보와 뉴시스 뿐 아니라 생방송 인터뷰를 했던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제퍼슨과학고에 재학 중인 김양이 지난해 말 하버드에 조기 합격하고 이후 스탠퍼드와 MIT, 칼텍, 코넬 등에서도 잇달아 합격했고, 특히 하버드와 스탠퍼드 교수가 나서서 김양의 스카우트전을 펼쳤다는 내용을 지난 3일 보도한 미주 중앙일보는 10일 현재 이 기사를 온라인뉴스에서 삭제했다.

미주 중앙일보는 당초, 김양이 스탠퍼드와 하버드를 동시에 다니기로 했고, 하버드로부터 연간 6만 달러가 넘는 장학금도 제공받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양이 지난 2011년 MIT에서 주최한 ‘프라임스’ 리서치 프로그램에서 응모한 논문이 선발돼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내 명문 대학의 수학 교수들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하버드와 스탠퍼드에서 동시 수학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김양의 리서치가 교수들을 통해 학계에 알려지면서 페익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김양에게 직접 전화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 아니라 미주 중앙일보는 토마스제퍼슨 과학고 재학 당시 4년 내내 줄곧 A학점을 받았고,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비롯한 각종 입시시험에서 만점을 받았으며, 미수학경시대회와 과학경시대회에서 다채로운 수상경력을 쌓았다며 김양의 성적표를 함께 공개했다.

▲ 한인 천재소녀로 알려진 김정윤 양 (오른쪽) <사진제공=뉴시스>

생방송 전화 인터뷰 <박재홍의 뉴스쇼>…“당황스러워…추가 취재 중”

이러한 김양의 놀라운 ‘천재적 이력’은 뉴시스에서도 특파원 보도를 통해 자세히 다뤘고, 지난 5일 아침에는 <CBS 박재홍의 뉴스쇼>가 김양과 직접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생방송으로 보도했다.

이 방송에서 김양은 “하버드와 스탠퍼드를 동시에 다니는 일은 전에 없던 일로 저 때문에 잠깐 특별한 케이스를 만들어 준 것”이라며 “최종 졸업장은 하버드 졸업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양은 수학을 잘 할 수 있었던, 자신만의 수학 공부 노하우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김양의 천재적 이력과 학력이 거짓이라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경향신문>은 “하버드 대학교 입학처에 김양의 하버드 합격은 사실이 아니며 김양이 공개한 하버드 합격증도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보도가 알려지자 미주 중앙일보는 온라인에서 김양과 관련된 기사를 삭제한 상태다. 또 김양을 인터뷰한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서는 이날 방송을 통해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추가 취재를 통해 밝혀진 사항을 보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박재홍의 뉴스쇼 팀은 홈페이지에 올린 김양의 인터뷰 전문 하단에 “김정윤 양 인터뷰가 방송된 이후, 김양의 하버드,스탠포드 입학 합격증이 위조된 것이라고 나와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또 일부 의혹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본 방송은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다각적인 취재를 하고 있다. 후속 보도를 통해 정확한 사실을 밝혀드릴 것을 약속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입장을 듣기 위해 ‘go발뉴스’는 10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 제작팀에 전화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제대로 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한인 천재소녀’ 거짓 의혹 처음 제기

한편, 이러한 김양의 학력 위조 논란을 처음 제기한 것은 언론이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의 한 회원이다.

닉네임 ‘*래’는 지난 9일 ‘오늘의유머’ 게시판에 ‘천재 한인 소녀의 사기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을 통해 김양의 수상이력과 대학입학관련 내용이 거짓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김양의 이 ‘거짓’이 미국 내 인도와 중국 커뮤니티에서도 상당히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으며, 김양이 재학 중인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등학교에서는 ‘Big Lie Scandal’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면서 “또 김양의 아버지까지 동원 돼 거짓말을 키워 토마스 제퍼슨 고등학교에서는 이 이메일을 공식적으로 수사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 네티즌에 따르면 김양의 아버지는 과거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기자 출신으로 현재는 넥슨의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또, 이 기사를 처음 다룬 미주 중앙일보 기자는 현재 워싱턴 지사의 객원기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 대입 사설입시학원의 컨설턴트로도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