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축제 기간 미관상의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현수막을 제거해 논란이 된 서울여대 학보사가 주간교수의 불허로 1면을 백지상태로 발행했다. 1면에는 현수막을 철거한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졸업생들의 성명서가 실릴 예정이었다.

27일 서울여대 학보사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슈프레스(SwuPress)’에 「1면 백지 발행에 대한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학보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학보 인쇄를 앞둔 지난 22일 최종본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오진곤 주간교수가 “졸업생 143명이 졸업생 전체를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론이라고 보기 어렵고 학보사는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성명서를 실을 경우 발행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학보사 기자들은 “수긍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명백한 편집권 침해”라며 “보도와 사설을 통해 이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나 논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성명서를 게재하고자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무엇보다 편집권은 전적으로 편집국에 있는 것으로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라며 “언론의 자유가 온전히 보장될 때야 비로소 올바른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간교수는 이러한 권리를 침해해 학보의 역할을 축소시켰다”고 꼬집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아울러 “끝까지 1면을 지키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서울여대 학보사는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편집권 보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서울여대 졸업생 143명은 성명서를 통해 “총학생회의 무책임하고 경솔한 처사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이 문제의 근본적 책임이 있는 전혜정 총장과 학교 당국이 청소노동자 문제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여대 학보사 관계자는 ‘go발뉴스’에 “편집국이 모두 함께 의논한 끝에 게시한 입장문”이라며 “총학생회와 저희가 잘못했다는 걸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야 된다는 입장에서 행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go발뉴스’는 서울여대 학보사 오진곤 주간 교수에게 해명을 듣기위해 연결을 시도했지만 끝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