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중항쟁 35주기였던 지난 18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교내에 있는 민주열사추모비 위 조리도구와 쓰레기 등을 올려놓고 술판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축제기간에 바이오의공학부 학생들이 교내 민주광장에 있는 김두황 민주열사추모비(강제징집희생자 진혼비)의 비석과 제단 위에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조리도구, 술안주를 올려놓고 축제를 벌인 것.

▲ 고대 민주열사추모비 위에 올려진 조리도구와 쓰레기들. SNS화면 캡쳐.

이 광경을 찍은 사진이 SNS에 돌면서 비난이 일자 김두황 열사의 후배들인 경제학과-정경포효반 공동학생회는 공개사과 요구서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날 공교롭게도 80학번 경제학과 김두황 선배를 기리는 민주열사추모비 인근은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며 “두 차례 방문해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광장에서 고대 학우들이 즐거이 노래하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었던 것은 암울했던 과거에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선배열사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바이오의공학생회와 축제를 관리한 총학생회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바의오의공학부 학생회는 이날 새벽 뒤늦게 공개사과문을 발표했다.

▲ 고려대바이오의공학부에서 올린 공개사과문. 사진출처; 고대 바이오의공학부 페이스북.

바이오의공학부 학생회는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시다 강제 징집되어 희생되신 故 김두황 초대 경제학과 학생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민주열사님들을 기리는 비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점 그리고 이후에 정경포효반 학생회에서 지적을 해주셨을 때 바로 시정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 고대바이오의공학부 학생회의 공개사과문. 이미지 ; 페이스북 캡쳐.

그러면서 “더불어 학생회 차원에서 <민주열사추모제>까지 <민주열사추모비>주변을 청소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신입생을 대상으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열사 분들에 대한 교육활동을 매학기 초마다 진행하도록 하겠다”라며 “또한 <민주열사추모제>에 조화를 보내고 학생회장이 참석하여 저희들의 몰지각함을 반성하고 열사님들의 넋을 기리도록 하겠다”라고 재차 고개를 조아렸다.

그러나 해당 학생들의 사과문 게재 이후에도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고대 앞에 ‘민족’이란 말을 빼라”,“참MB스러운 학교군”, “신성하게 모시지는 못할망정 술판이라뇨? 열사분들이 술로 돌아가셨나요?”, “고려대의 각성을 촉구한다”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