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총리를 맡았던 김황식 전 총리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상고심 변론을 맡은 사실이 확인됐다.

2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20일 원 전 원장의 상고심 재판부인 대법원 3부에 변호인 선임계와 상고이유보충서를 제출했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 때 국정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 활동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 이명박 전 대통령과 차를 마시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 <사진제공 = 뉴시스>

대법관 출신인 김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변호사 개업을 했다. 이후 별다른 사건 수임 없이 법률자문 등만 해오다가 직접 원세훈의 변호인으로 나서며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상고이유 보충서에서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볼 증거가 없다”면서 항소심 판결 중 공직선거법 위반을 유죄로 판단한 것을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된 2012년 8월 20일을 전후해 정치와 선거 관련 글의 양이 급증한 점을 두고 항소심 재판부가 “특정 후보의 낙선 또는 당선 목적이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도 “논리 비약이 심하다. 유죄라는 결론을 지어놓고 내린 판결”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가 원 전 원자의 변호를 맡았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삼권분립이 존재하긴 하느냐”(깜*)는 비난 반응들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제**)은 “상부상조가 좋은 뜻 인줄 알았더니 아니구나 에라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두리**)은 “국무총리까지 한 사람이 국가기강을 문란케한 사람 변호를 맡았다고? 이런 국가 제대로 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이 밖에도 “정권차원에서 벌어진 일인데 과연 국무총리가 몰랐을까?”(kn***), “법정에 모조리 도적들만 모이겠군”(★善****), “결국 국기 문란에 해당하는 것도 전관예우 형식을 빌어 면죄부를 주고자 하는 모양”(산*), “유유상종이지 암~”(흥**), “일국의 총리가 변호사라니. 게다가 선거부정 개입한 걸 변호한다니 진짜 할말없게 만드는구나”(di**), “판사출신에 대법원장 출신에 총리 출신이라.. 초특급 전관예우 예상. 자신의 임기에 일어난 사건인데 변호를 맡을 수 있는지 이거 불법 아닌가?”(ven*****) 등의 비난 반응들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