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광한 MBC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여의도 방송센터와 상암 신사옥 제작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5일에 찍은 사진이다. (사진출처=MBC 공식블로그)

안광한 MBC 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격화된 경영 환경에서 대졸 신입 정기공채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과기반 인사제도와 개방형 인재 채용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안 사장은 이어 “(지원자들 중) 재수, 삼수도 많고 청년실업도 많다 보니 입사 요령을 굉장히 많이 익힌 사람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경력사원의 경우 다양한 경험이나 능력 등을 갖추고 있어 MBC 구성원과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MBC 노조는 “기존 활용 가능한 인력을 업무와 무관한 곳에 좌천시키는 상황에서 적정 인력이나 중기 인력 계획과는 전혀 관계없는 ‘땜질식 인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MBC는 파업 이후인 2013년 12월부터 대졸 신입 공채는 하지 않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2015년 4월 말 기준으로 현재 MBC에 있는 기자는 모두 296명다. 이중 68명은 파업 이후 시용 및 경력기자로 입사했다.

김혜성 MBC 노조 홍보국장은 “파업 후 총 3년에 걸쳐 60명이 넘는 기자들이 공채와 특채 등을 통해 선발됐다”며 “이는 연평균 20여명을 채용하는 것으로 1995년 이래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0일 MBC 채용 홈페이지에 올라온 '예능PD 경력사원' 공개채용 공고. 해당 공고는 지난달 23일 마감됐으며, MBC는 임용 후 회사의 판단에 따라 지원 분야 이외의 직무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미지출처=MBC 공식홈페이지)

‘파업 프레임’에 갇힌 MBC.. 날벼락 맞은 취업준비생

반면 업무와 무관한 부서에서 일하는 기자는 40명에 달한다. 파업 이전에 없던 뉴미디어포캣개발센터, 신사업개발부서, 마케팅 부서 등에서 일하는 기자들이다. 최근 사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권성민 전 예능 PD도 6개월 정직이 끝난 후,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발령된 바 있다.

갑작스러운 채용 전형 변경은 언론 지망생들에게도 충격이다. 언론인 지망생들이 모인 다음 카페 ‘아랑’에는 MBC를 비난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한 취업 준비생은 “솔직히 분하다. MBC가 채용 자체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미련이 남아 다른 길로 갈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 된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취업 준비생은 “MBC가 신입을 안 뽑는다는 이야기는 언론사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나온 소리”라며 “그 배후를 알고 나니 실망감만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MBC 정책홍보실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채용제도 변경에 관해 조만간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