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장이 참사 생존자들의 트라우마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보듬어 안아주고 공동 치유로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정택수 자살예방센터장은 ‘go발뉴스’ 데일리 팟캐스트 <민동기의 뉴스박스>에 출연해 대형사고 및 참사 생존자와 가족들에 대해 “장기적인 트라우마 치료가 요망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민동기의 뉴스박스’ 바로 듣기]

정 센터장은 “생존자들, 유가족들 등 남아 있는 사람들은 죄책감을 느끼면서 ‘미안하다’, ‘따라 죽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것이 위험한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생존 아이들은 물소리만 들어도 겁이 날 것”이라고 사회적 공동 치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0년째 1위인 것에 대해서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며 물질적 풍요를 이뤘지만 정신적·상대적 빈곤감이 있는 것 같다”며 “가족체계도 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되는 영향도 있고 정신건강에 대한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우울증이 많아지고 급격하게 (사회가) 돌아가다 보니 상대적 빈곤, 열등감, 이기주의 이런 것들이 봇물처럼 터진 게 아닌가 싶다”면서 “10대들도 입시·성과 위주의 공부로 가면서 경쟁 속에 잘하면 칭찬, 못하면 열등감 느끼는 사회에서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살에 미치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정 센터장은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베르테르 효과로 영향을 미친다”며 “매스컴에서 방법을 자세히 보도하는 등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이런 보도들은) 자살 영향에 많이 미치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학생을 예로 들 경우, 입시가 힘들어 비관했다는 자살 소식이 보도되면 아이들은 ‘나도 처지가 비슷해서 죽고 싶은데’하고 옮겨지는 것”이라며 “(자살과 관련된 언론 보도는)힘든 사람들을 부추길 수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