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정부는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21일 박 대표는 ‘go발뉴스’ 데일리 팟캐스트 <민동기의 뉴스박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장애인들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문화, 교육, 노동 등 일상의 모든 부분에 대한 변화를 만들 제도화와 시민 의식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민동기의 뉴스박스’ 바로 듣기]

앞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전날인 20일 ‘장애인의 날’ 35주년을 맞아 ‘장애인권리 끌어올려 보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차별철폐 총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 이미지출처 = 트위터(@ch00nmOng)

박 대표는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 만들어진 장애인의 날이 되면 장애인 가수, 관련자들 데리고 와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행사를 했다”며 “일년 365일 내내 지역사회에서 살수 없는 환경 속에 있는데 하루 기념식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 그래서 13년 전부터 장애인의 날을 철폐의 날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 보장을 위한 3대 법안인 장애인권리보장법, 활동지원법, 교통약자법의 전면 제·개정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장애등급제와 관련해 “만약 여성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 정책이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할 때 여성들을 1급부터 10급까지 나누자고 한다면 어떻겠는가”라며 “상식적인 생각들이다. 급수를 나누어서 계층으로 나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반 인권적”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이어 “시각 장애 1급과 지체장애 1급이 의학적으로 공평할 수 없다. 요건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1급부터 6급까지 객관적이지 않은 의학적 기준으로 나누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획일화 시킬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학적인 기준 평가는 그 자체로 현실적이지 않다”며 “이런 배경에는 결국 돈의 문제인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최하위 복지 예산을 쓰고 있다. 장애인에게 한정된 돈을 주려고 하니 기계적으로 끊어내는 것들이 바로 급수라는 것”이라며 등급제 폐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 대표는 전날 결의대회에서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의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장애인 우롱하고 모욕감을 주는 방식 이었다”면서 “장애인 입장에서 배려하는 차원이었다는 해명은 약을 올리는 것이다.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