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송사로부터 해외 출품 작품 운송을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당한 <세월오월>의 홍성담 화백이 “예술가란 어떤 권력이 들어서더라도 그런 권력과 불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담 화백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세월오월>을 냈다가 외압 논란 끝에 전시를 철회한 바 있다. 또한 이달 독일 전시에 <세월오월>을 포함한 자신의 작품들을 출품하려 했으나 국내 운송사의 거부로 출품하지 못했다.

자신의 작품들 대신 직접 독일로 출국한 홍 화백은 10일 ‘go발뉴스’ 데일리 팟캐스트 <민동기의 뉴스박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예술과 권력은 항상 서로 등을 지고 예술이 비판하고 조롱해야 한다”고 밝혔다. ▶ [‘민동기의 뉴스박스’ 바로 듣기]

▲ ⓒ 뉴스타파

홍 화백은 “정치인들이 예술가에게 (압력을 가한다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현대 예술에서 아무리 좋은 권력이라도 종종 예술가들에게 비판과 풍자,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식으로 견제 받지 않고 비판 받지 않은 권력은 항상 부패하고 타락하기 마련”이라며 “국민들이 아무리 좋은 후보를 뽑아 놓는다 하더라도 그들을 견제·비판하지 않으면 정치인이라는 건 합법적인 사기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막아야 권력이 바로 설 수 있고 더불어 우리 사회가 청정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화백은 또한 박 대통령 비방 전단지를 살포한 시민들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시작돼 박근혜 정부가 들어오며 굉장히 심해졌다”면서 “예술의 자유, 예술가들의 현실 상상능력을 제한하는 자유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외국 전시와 관련해 국내 작가의 작품이 운송사의 거부로 무산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한겨레>에 따르면, 주최 쪽인 신사회미술협회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사태”라며 “해명은 물론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독일 외무부를 통한 항의서한 발송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