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9호’ 발령 자체를 국가배상법상 불법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무효 또는 위헌으로 선언한 긴급조치 9호를 두고 대법원은 당시 피해자가 국가배상을 받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해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 go발뉴스(나혜윤)

26일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은 최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라며 “대통령의 이런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해 민사상 불법 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했다.

앞서 헌재는 2013년 3월 긴급조치 1호와 2호, 9호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대법원도 같은 해 전원합의체에서 긴급조치 9호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의 국가 손해배상 책임을 축소한 것. 대통령의 전체적인 정치적 책임은 있지만 국민 개개인에 대해 법적 의무를 지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긴급조치 9호를 놓고 대법원의 각각 다른 판결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논평을 통해 “긴급조치 발령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헌법재판소 결정, 형사재심 판결 취지를 뒤집고 대법원 소부에서 40년 전과 같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의 이재화 변호사도 SNS를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부정한 것으로 개탄할 일”이라며 “대법원 3부 소속 대법관들은 왕조시대의 대법관인가?”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이런 것이 법치주의 국가인가?”(세레*), “또 긴급조치 발령해도 된다는 판결이군”(비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에 이은 역사에 길이 남을 판결일세”(제*), “나라가 점점 망조로 가는구나. 저걸 판결이라고 내려”(다크**), “법원은 자기들의 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건가?”(이**), “대법원에 개사료 한 포대 보내줘야겠어요 개들이 점점 느네요”(램프의**), “이제부터 국민 개개인은 국민으로서의 권리는 없고 책임만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협박으로 들리네”(들*) 등의 비난 반응들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