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세계일보>의 이른바 ‘정윤회 문건’ 보도에 따른 언론사 탄압 논란과 관련해 취재원을 보호하는 법안 제정이 추진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 2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취재원보호법’을 공개한다.

▲ ⓒ KBS

앞서 지난해 12월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을 보도하자 청와대가 검찰을 통해 언론사를 강제 압수수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언론계에서는 취재원 보호를 위해 언론인이 수사기관의 압수나 수색, 증언 등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배 의원이 이번에 제정한 ‘취재원보호법’은 미국과 프랑스의 관련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재 미국은 36개 주에서 언론인들이 취재원에 대한 정보와 취재내용의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방패법(Shield Law)’이 시행되고 있다. 프랑스도 지난 2008년 ‘언론인의 취재원 보호에 관한 법’을 제정했다.

법안은 취재 과정이 심각한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론인이 제보자 또는 취재원을 보유한 자의 신원이나 언론보도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해 법원 및 국회에서의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배 의원은 “민주국가라면 언론사들이 내부 고발자 또는 취재원을 통해 권력을 자유롭게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권력은 늘 법 제도의 공백을 틈 타 언론인과 언론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표현의 자유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법 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 국가 권력이 언론사를 압수수색한 경우는 지난 <세계일보> 경우에 앞서도 몇 차례 더 있었다.

1989년 서경원 평민당 의원의 방북사건을 보도한 <한겨레>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불고지죄를 적용해 압수수색을 감행했고, 2003년에는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향응접대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도한 SBS를 압수수색하려 했다. 또 2008년에도 MBC가 광우병 관련 보도를 내보내자 또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