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수 박모씨가 “사고 당일 조타실에서 선장의 퇴선명령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24일 광주고법 제5형사부(부장판사 서경환)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와 승무원 14명, 청해진해운 대표 김한식씨에 대한 제4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법정에서는 조타수 박씨에 대한 피고인신문 절차가 이뤄졌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검사는 박씨를 상대로 침몰사고 이후 조타실에서의 퇴선명령 유무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선장이나 다른 승무원들의 퇴선명령은)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퇴선명령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다”며 “교도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지만 퇴선명령을 들었던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 ⓒ 해양경찰청

또 “당시 조타실 내 소음은 그리 크지 않았다. VHF(무선시스템)를 잡고 있다 구명뗏목을 터뜨리기 위해 조타실 밖으로 나갔다”며 “비상배치표에 따른 임무(구명뗏목) 수행을 위해 나간 것이지 선장의 퇴선명령을 듣고 조타실 밖으로 향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준석 선장과 1·2등 항해사는 3회 공판에서 퇴선명령이 존재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오후 재판에서는 3등 항해사 박모씨의 변호인이 증인으로 신청한 해난안전 전문가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변호인이 ‘침몰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전문가는 “출항 전 평형수를 뺏던 점이 이 같은 사고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증·개축 등으로 복원력이 열악한 상태에서 일정 양의 평형수마저 빼냈다. 아울러 선수 갑판에 H빔·철근 등 중량물이 많이 적재된 점, 청수(식수나 목욕물)의 사용 등이 복원력을 더욱 약화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는 소각도 변침에도 (내·외방)경사를 느낄 정도였던 같다”며 “세월호 침몰 직전 조타기의 효력이 없었다는 점은 그 이상의 어떤 힘(파도 등의 외력)이 선박에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장의 사진을 올리며 “내가 우리가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진짜 사는게 사는게 아닙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김씨는 “설왕설래 전문가라고 나와서 증언하는데 나같은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추측이고 억측”이라며 “이 모든 경험치든 설명이든 한 가지로 입증하면 된다. 세월호 온전 인양하라. 인양없이는 아무리 잘난 척 떠들어대도 밝혀지지 않는다. 증거없는 논리는 추정일 뿐”이라고 선체 인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