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월 보궐선거 유세를 위해 신림동 고시촌을 찾았다가 청년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23일 오후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원유철 정책위의장, 이군현 사무총장, 나경원, 김성태, 김학용 의원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는 4월 관악을에 출마하는 오신환 후보에 대한 지지 유세를 위한 타운홀미팅을 갖기 위해 신림동 고시촌을 찾았다.

하지만 앞서 이들을 맞이한 건 한국청년연대 소속 청년들과 일부 대학생, 고시생 등의 항의 피켓이었다.

이들은 “청년실업 최고치. 취업해도 비정규직. 월급은 쥐꼬리. 박근혜 정부 책임이다”, “청년들이 쓸쓸하게 죽어갈 때 박근혜, 김무성은 뭐 했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김 대표 등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앞서 지난 18일 신림동 고시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생계를 꾸리던 20대 청년이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규탄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대한민국 청년이 다 어디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라”며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한 것에 대해서도 “청년들에게 중동이나 가라는 게 말이 되나?”며 강하게 비판했다.

▲ ⓒ 새누리당 뉴미디어국 유튜브 화면 캡쳐

이후 어렵게 미팅홀에 입장한 김 대표는 “지금 밖에서 시위하는 학생들, 청년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왔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대표를 뽑아서 와서 이야기해주길 바란다”며 “지금 이 시대 청년 여러분은 학교에서 열심히 일해서 학교 성적도 좋고 열심히 살아도 취직도 어렵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보는 절망감에 여러분이 많이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이런 현실에 대해서 공정하지 못한 사회라고 여러분들의 불만이 가득한 걸로 알고 있고, 그렇기에 꿈을 꿀 수조차 없는 꿈이 사라지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라고 청년들 절규하고 있다”며 이날 청년들의 분노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네티즌들 역시 이날 김 대표 등의 신림동 고시촌 방문에 대해 “관악구 고시촌에 새누리당 김무성 청춘무대 앞 광경. 청년들 죽어갈때는 뭐하고 이제 와서 쇼하나. ‘중동은 너나가라’는 청년들이 항의하고 있네요. 진짜 청년들 목소리 외면하고 무슨 청춘무대냐?”(@hee****), “김무성 대표가 고시촌을 찾아가서 “청년들이 다 중동으로 가서 고시촌이 텅 비었으면 좋겠다.” 고 했다가, “니나 가라” 라는 답변을 들었다. 중동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대통령도 같은 말을 했다. 두 분 다 아직도 3공화국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jik****),

“아마 관악을이 4·29 재보선 지역인가보다! 김무성이 웬일로 신림동 고시촌을 갔나했다! 김무성이 고시촌 방문했을 때 김무성 비난하는 피켓들고 서있던 학생들 선거만 아니었으면 경찰이 연행해갔을 거다. 새누리에게 선거만 아니었으면 청년들 분노에 이해란 없다”(@Nab****)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