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한국은행의 사상 최초 1%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이혜훈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이 “경제활성화 보다는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 최고위원은 13일 오전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제활성화에 대한 절박함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008년부터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는 이유는 금리가 높아서가 아니었다”며 “경제상황이 불투명하고 수익을 볼 수 있는 아이템이 부족한 점 등 다른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이번 금리 인하로 최근 우려되고 있는 전세난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을 집주인이 받아서 전세금을 빼주고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까지 나올 수 있다”며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이 흐름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라 이야기하고 있다. (전세값)이 이미 집값의 90%에 육박하고, 일부 지역은 벌써 매매가를 넘어섰다. 깡통 전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넣어둘 수 없어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이라면 큰 빚이 있을 가능성이 많고, 나중에는 전세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금리 인하가) 수출경쟁력에는 도움이 된다”면서도 “경제라는 게 일부 수출 대기업만 좋으라고 정책을 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대기업은 좋아지지만 과거처럼 수출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오면 그것을 근로자들에게도 나눠주고 중소기업에게, 하청업체에게, 또 소상공인들에게 돈이 흘러가는 낙수효과가 살아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또 금리가 내려가면 환율이 올라가는데 과거와 달리 요즘은 거의 우리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생필품 중에 수입하지 않는 게 거의 없다.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거꾸로 올라 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 ⓒ KBS

가계 부채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 최고위원은 “급속히 증가하는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문제는 월급이 오르면 다행인데 작년 한 해만 보더라도 실질 임금은 1.3% 오른 반면 가계부채는 6.9%나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 구조를 보면 곧 2~3년 후 집값이 급락한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안 올리기가 어렵다”며 “집값은 곧 떨어지게 되면 빚을 내서 자기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집을 샀던 많은 서민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 금융시스템이 붕괴해 경제위기가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온다”고 예측했다.

이 최고위원은 “바로 이게 지금 전 세계를 모두 경기 침체로 빠뜨린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라며 “이게 남의 나라 일이 아니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