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발언에 정치권도 아연실색하면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종욱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발언에 대해 “정부가 통일 준비를 위해 만든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흡수통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한 셈”이라며 맹질타했다.

김성수 대변인 “북한의 반발이 불을 보듯 자명해 가뜩이나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당장 통일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발표한 많은 사업들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고 이산가족 상봉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의 뜻을 보였다.

그는 “북한과의 갈등은 물론이고 인접국가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마찰 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혀 왔는데, 정종욱 부위원장의 발언으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도 “남북은 역사적으로 7.4 남북공동성명, 6.15공동선언, 10.4선언 등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통일방안을 제시해 왔다”며 “정부의 공식기구가 흡수통일을 운운하는 것을 넘어 흡수통일 방안을 연구하고 준비하는 것은 통일을 위한 한국정부의 역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매우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이 발언은 이후 남북관계에 끼칠 영향이 심대한 만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통준위 위원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정 부위원장 말이 사실이라면 통준위는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집단임이 드러난 것으로 즉각 해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이 발언이 거짓이라면 정 부위원장은 즉각 해임해야 할 것”이라며 정 부위원장 해임을 촉구했다.

여당도 정 부위원장의 발언에 아연실색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우리가 어떤 상황이든간에 유사 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이런 부분들이 이렇게 언론에 보도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통일 준비를 한다고 하는 것은 여러 방향으로 접근을 해야 된다고 본다”며 “그러나 이것은 통일 준비를 하는 자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