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 참여 논란을 두고 여야가 장외공방을 벌였다.

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인사청문특위 여당 간사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박 후보자가 당시 구속된 2명 외에 고문경찰관 3명이 더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책임 혐의가 없다고 하기는 그렇다”면서도 “(고문경찰을) 조사도 접견도 못하고 17일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에 경찰과 안기부에서는 구속된 두 사람을 상대로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검찰 측은 관계자들 진술을 계속해서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구속된 사람들이 경찰이나 안기부에 의해 진술이 바뀌지 않도록 했다”며 “그런데 그럴 때마다 안기부나 경찰에서는 이 사람들을 접견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수사의 진척을 방해했다”고 당시 책임을 안기부와 경찰 탓으로 돌렸다.

또 이 의원은 “당시 검찰에 대한 수사 방해가 있었다”며 “책임을 진다면 그 검찰총장과 법무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외압을 막아내면서 검사들이 수사를 하도록 장려해야 되는데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일선검사들로서는 물론 아쉬움이 많았던 상황이었다”고 박 후보자를 옹호했다.

▲ ⓒ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반면 이 의원에 이어 방송에 출연한 인사청문회 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은 “박 후보자가 당시 수사검사로서 은폐 과정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부실수사의 책임이 있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며 “박 후보자가 애초에 구속됐던 피의자 중에 1명을 직접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로서 주요한 나머지 3명의 공범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검사는 인권 최후의 보루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직접 수사를 했던 검사가, 그걸 알고 나서 2·3개월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무엇보다도 그 사건 자체가 굉장히 위중하다”면서 “사건에 대해서 청문회를 해서 본인의 해명을 듣고 판단하는 것보다는 본인의 판단이 우선적으로 돼야 한다”며 박 후보자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앞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한 발 물러나 3월 청문회 개최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대부분은 박 후보자가 부적격자라 판단하는 것 같지만 대법관 공백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며 “양측의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위원들과 논의해 3월 중 청문회 실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