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아침신문 1면 키워드는 아무래도?

‘김영란법’입니다.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죠. 전체 재석의원 247명 중 찬성 226명, 반대 4명, 기권 17명입니다. 찬성률이 무려 91.5%나 됐습니다. 애초 제외됐던 사학 재단 이사장과 임원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조간들은 대부분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지면에선 ‘김영란법’에 대한 입장을 좀 더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한겨레는 <부패 청산, 길은 멀어도 첫발은 뗐다>를 1면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서울신문(1면)도 <한국 사회 반부패 실험 시작됐다>에서 “과잉 입법과 위헌 논란이 적지 않지만, 민심(民心)은 김영란법을 우리 사회에 실험해 보자는 여론이 짙다”고 강조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반부패와 수사 악용 양날의 칼 ‘무서운 법’ 떴다…사회 대변화 예고>(1면)에서 “전례 없는 ‘반부패 실험’이 한국 사회에서 시작됐지만, ‘반부패’ 기대의 다른 쪽에선 ‘법적 미비·남용’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한겨레 2015년 3월4일 1면

1-1. 부정적인 쪽에 방점을 찍은 곳은?

사실 대다수 조간들이 부정적입니다. 한국일보는 <졸속 김영란법, 1년 반 후 누더기 될라>(1면)에서 “처리시한에 쫓겨 일부 위헌 및 논란의 소지를 남긴데다 1년 6개월의 유예기간까지 둠으로써 실제 적용 과정에선 ‘누더기법’으로 전락할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밌는 건 조선·중앙·동아일보입니다. 이들 신문은 1면 제목에 약속이나 한 듯 ‘위헌요소’ ‘위헌소지’라는 단어를 포함시켰습니다. <위헌요소 알면서 통과시킨 ‘김영란법’>(조선 1면), <위헌소지 알고도 그냥 가자는 국회>(중앙 1면), <위헌 소지에도…입법권 남용한 국회>(동아 1면) 등 조중동은 ‘김영란법이 민간까지 너무 포괄적으로 적용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한국일보 2015년 3월4일 1면

1-2. ‘김영란법’의 당사자인 김영란 전 대법관 생각이 궁금하다.

동아일보(4면)에 짧게 나와 있습니다. 지난 2일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원래 공무원을 대상으로 했고, 나아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까지를 대상으로 하려던 것인데 범위가 이렇게 확장됐다”며 “(수정된 법안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동아일보는 김영란법이 국회 정무위와 법사위를 거치며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 등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 부분에 대해 원래의 취지를 벗어났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2. 정부가 산케이에 대한 기자증 발급을 미루고 있다고?

경향신문 2면 보도입니다. 정부가 외신기자들에게 발급하는 외신기자증을 일본 산케이신문 특파원에게 6개월째 발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신기자증은 국내 언론 기자들의 사원증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본사가 외국에 있어 조직적 도움을 얻지 못하는 외신기자들의 취재 편의를 우리 정부 차원에서 보장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하네요.

정부 부처나 청와대 등을 상대로 취재할 때 필요하고, 특히 청와대를 출입할 때는 반드시 제시해야 합니다. 산케이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등을 보도한 적이 있죠.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은 이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기자증을 발급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해당 보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복조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자증이 없다고 취재가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 경향신문 2015년 3월4일 2면

3.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1위는 누구?

최근 대통령 정무특보로 임명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3억1,000여만원 정도 후원금을 모았습니다. 후원금은 대체로 여당에 몰렸습니다. 상위 10명 중 8명이 여당 소속, 그 중 5명이 전ㆍ현직 친박 의원들입니다. 새누리당 대표인 김무성 의원은 2억9,999만원, 새정치연합 대표인 문재인 의원은 2억7,198만원을 모금했네요. 후원금 하위는 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1,700여만원),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2,900여만원),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3,800여만원) 등의 순입니다. 한국일보 5면 보도입니다.

4. 인권위원 선정과 관련해 야당도 비판을 받고 있네.

한겨레 9면 보도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차관급인 상임 인권위원을 ‘밀실 선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국회는 3일 본회의에서 이경숙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7일 퇴임하는 장명숙 인권위원의 후임으로 선출(야당 추천 몫)했습니다. 이씨는 여성단체 대표 출신이지만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고, 남편은 최규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입니다.

인권단체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인선 기준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인권위원을 선정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정당 당원이나 국회의원은 인권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씨가 현재 당원은 아니지만 정치인 출신이 인권위원이 되는 것을 두고 적절성 시비가 나오고 있습니다.

5. 가스공사가 미국 업체로부터 피소를 당했다고?

한국일보 11면 보도입니다. 한국가스공사가 외국의 유료 정보지 사이트의 아이디(ID)를 무단으로 공유하다가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했습니다. 미국의 에너지정보 발행업체인 에너지 인텔리전스 그룹(EIG)이 지난 2월 9일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가스공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가스공사가 EIG의 유료 정보지 사이트 ID 한 개를 수십 명의 직원이 공유해 이용하도록 했다는 이유입니다.

구체적인 소송 액수와 저작물 침해 건수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법원은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한 저작물당 82만~3,300만원의 손해액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EIG가 2003년 이후 10여년 간의 저작권 침해를 문제 삼았기 때문에 자칫 거액의 국제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6. 양대 노총이 올해 임금 ‘정액 인상안’을 제시했다고.

한겨레 1면 보도입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올해 적어도 23만~24만여원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양대 노총이 23만~24만여원 정액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저성장 기조의 탈출구를 소득주도 성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는 인상률이 아닌 인상액을 제시한 것을 주목했습니다. 허윤정 한국노총 정책부장은 “동일 비율로 올리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7. ‘3인조 식파라치 사기단’은 뭔가.

조선일보 12면 보도입니다.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하남 일대 수퍼마켓 주인들 사이에 ‘3인조 식파라치 사기꾼’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남자 1명과 여자 2명으로 구성됐는데요, 이들은 수도권 대형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바꿔친 뒤 신고합니다. 마트 주인들이 이 때문에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제품은 외국산 오렌지주스와 머스터드 소스 등 유통기간이 비교적 긴 제품들입니다.

피해를 본 곳은 모두 매장 면적이 100평인 대형 매장이었습니다. 현행법상 불법 판매 신고를 당하면 업주는 통상 7일분 매출액을 과징금으로 물게 되고, 신고자는 그 액수의 최대 20%를 보상금으로 받게 돼 있습니다. 업주들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하남경찰서에 ‘동일범으로 보이는 이들 3인조를 잡아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8. 회의 한번 가고 1114만원을 받는 금융권 사외이사는 어디?

삼성화재 사외이사 4명이 주인공들입니다. 지난해 총 7차례 이사회에 참석하고 7800만 원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이사회 한 번 참석에 1114만 원을 받은 셈입니다. 동아일보가 경제섹션에서 보도한 내용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118개 금융회사에 대해 사외이사의 활동 내용과 연봉을 주주총회 20일 전까지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3일 현재 사외이사 연차보고서를 올린 금융회사는 신한은행과 삼성카드, KB생명,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등 17개사입니다.

이들 중 사외이사의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계열 금융회사였습니다. 삼성은 사외이사들에게 78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했습니다. 나머지 금융회사들도 사외이사들에게 4000만∼50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사외이사들에게 연봉 외에도 건강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있었고 일부 회사는 별도의 사무실도 제공했습니다.

※ ‘민동기의 신문비평’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