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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합의한 최종안은 ‘공직자가 직무 연관성과 무관하게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한다’는 게 골자다. 대가성 증명이 어렵던 식사 대접, 명절 선물, 골프접대, 휴가비 등도 접대 대상으로 포함됐다.

그간 핵심쟁점이었던 언론인과 사립교원은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포함됐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적용대상 법위에 대한 여야의 이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 정무위원회가 통과시킨 ‘민법의 가족 개념’는 ‘배우자’로 고정하기로 합의했다.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지적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법 적용대상은 15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축소 조정됐다.

여야는 또 직무성과 관련된 100만원 이하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2~5배의 과태료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과태료 부과는 국민권익위가 아닌 법원에서 하며, 관혼상제 등 부조하는 행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與 “여론에 밀려 통과” vs 野 “국민과 약속 지켜”

전날 오후 늦게까지도 본회의 상정이 불투명했던 김영란법이 가까스로 타결되자 여야는 뚜렷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특히 언론인이 처벌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한 볼멘소리와 안도의 한숨이 쏟아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위원소지가 있는 것을 여론에 밀려서 통과시켰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김영란법 합의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고민 중”이라며 “언론 종사자 입장에서 (김영란법 처리) 안 한다고 몰아붙일 때는 언제고, 오늘은 또 왜 이것을 하느냐고 난리냐”고 비난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대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국민의 뜻을 쫒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검찰을 비롯한 사정당국의 혁신도 뒤따라야 한다. 김영란법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투명사회로 가는 첫발을 내딛자”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긍정적”, 언론계 “충분한 논의 없이 통과”

시민사회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요 정당들이약속을 최소한 지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김영란법을 순탄하게 잘 적용한다면 우리사회에 불필요한 접대 등은 금지할 수 있지만 누군가의 표적수사 등에 악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란법에 대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온 언론계는 여야 합의에 대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의 김동찬 기획국장은 “언론인을 사법부의 판·검사와 같은 고위공직자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고위 공직자 처벌이라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언론인이 적용대상에 포함된 점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영수 협동사무처장은 “마라톤 협상 끝에 김영란법이 통과된 것은 참 다행이지만 고위 공직자들의 반부패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처벌 유예를 1년 6개월으로 결정한 건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