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병호 전 안기부 2차장을 국정원장으로 내정한 것과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 개혁 약속은 허언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국정원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적 열망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약속했던 ‘국정원 개혁’은 해를 두 번 넘겨도 찾아볼 수 없고, 대통령은 국정원을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것만 드러나고 있다”라며 이같이 힐난했다.

특히 유 대변인은 “이 내정자는 그동안 언론 기고 등을 통해 극우적 이념의 편협함과 정치 지향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며 그간 기고 내용을 문제삼았다.

유 대변인은 이 내정자가 <문화일보>에 지난 2012년 11월과 2013년 1월에 기고한 글을 언급하며 “정치 중립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 내정자는 대선을 앞둔 2012년 11월 30일 ‘대통령 제1 조건은 安保’라는 기고에서 “표(票), 특히 젊은 세대의 표를 미혹하기 위해 북한이 내미는 굴종적 평화를 진정한 평화라고 호도하고 종북 세력과 손잡기를 마다하지 않는 후보와 세력에 국가 경영을 맡겨선 안 된다”며 특정 후보를 편드는 듯한 칼럼을 게재했다.

또 대선이 끝나고 나서 이듬해 1월 4일 칼럼에서는 “현 국정원의 분위기는 민주당 주장과는 달리 조직적 선거 개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휘부가 선거 개입을 지시해도 이에 순응할 직원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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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변인은 또한 이 내정자가“냉전시대 대결적 대북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12년 5월 <월간조선>에 “좌파정부, 종북세력 운운하며 햇볕정책을 ‘북한의 적화책동을 돕는 이적행위’라고 주장”하는 한편, 2014년 1월 2일 <문화일보> ‘더 절실해진 國情院 정보 경쟁력 강화’라는 글에서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강한 또 다른 이유는 시오니즘 때문”이라며 “한반도의 자유 민주주의적 통일은 마땅히 한국판 시오니즘이 돼야 한다. 이것이 역사적 순리요 당위다. 이 당위를 선도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국정원은 모사드에 필적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이쯤 되면 이 내정자는 국정원 개혁의 수장은커녕 후퇴의 선봉대가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더 위험한 국정원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기우만은 아닌 것 같다”며 “대통령의 의지박약이 선거개입과 정치공작의 부끄러운 역사를 청산하는 국정원 개혁의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