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인 정동영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재야와 시민사회가 새롭게 주도하고 있는 ‘국민 모임’ 합류를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민 끝에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나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정치를 촉구한 ‘국민모임’의 시대적 요청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지향하는 합리적 진보 정치, 평화생태복지국가의 대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사회의 대표적 민주-진보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촉구한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소명이라고 확신한다”며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심적 인사들의 목소리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응답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 YTN

정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당이 아니”라며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중산층이 서민으로, 서민이 빈민으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새누리당 따라 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쪽으로 더 진화하지 못하고, 사회적 강자를 위한 정당으로 퇴화하는 것을 보면서 저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지난 6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구나 하는 현실 앞에 참담했다”며 “이제 합리적 진보와 야당성마저 사라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국민의 기대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정 전 의원과 함께 최규식, 김성호, 임종인 전 민주당 의원과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 최순영 전 민노당 의원도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원내대표를 지낸 천정배 전 의원도 현재 ‘국민모임’ 참여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어 천 전 의원마저 참여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국민모임은 종북주의 배격 등을 배격하고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인사들이 주도하는 정치 결사체로 서울대 김세균 명예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영화감독 정지영 씨, 명진 스님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