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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영어는 필수 생존 도구’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영어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다”며 “수학은 한번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려운 위계적 학습구조와 중학교 이후 급증하는 학습량이 사교육의 원인”이라고 이번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는 18조 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65%인 12조1000억원이 영어(6조3000억)와 수학(5조8000억)이 차지해 영어와 수학에 대한 사교육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사교육 수요가 높은 영어와 수학을 학생들이 교과서만으로 충분히 수능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조정하고 난이도를 완화할 계획이다.

정책 세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EBS 수능연계 교재의 영어 단어수를 오는 2017년까지 교육과정 기본어휘인 2988개 단어 수준으로 줄인다. 현재 EBS 영어교재는 기본어휘의 2배인 5688개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수학의 경우, EBS연계 교재를 오는 2016년까지 8권(수능 완성 4권+수능 특강 4권)에서 5권으로 줄인다. 교재문항 수도 2926개 문항에서 단계적으로 2000개 문항까지 줄일 방침이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 파악 없이 단순히 영어단어를 줄이는 등의 주먹구구식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벌써부터 의문이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지만 사실상 알맹이가 없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안 부소장은 “학교와 학생들이 직면한 문제 의식 없이 단순히 영어단어를 줄이고, 수학 문제를 줄이는 것이 사교육비 경감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수학의 경우, 교육부가 연계 교재를 8권에서 5권으로 줄인다고 했지만 그 세부내용을 보면 단순히 교재를 합본하는 처방”이라며 “교육부가 이미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만들고 나서 돕는 ‘병 주고 약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서열과 학벌주의, 학력 간 임금격차 등을 사교육이 낳은 근본적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 경감대책은 그동안 나왔던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교육 현장에서 냉소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교서열 체제, 대학서열 체제를 해소하고 입시 제도를 대입자격고사형태로 전환하는 등 사교육수요를 실질적으로 억제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