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생존자 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특별조사위원회’의 여당 추천 위원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11일 특별조사위 상임위원으로 조대환 법무법인 하우림 대표 변호사를 선정하고 비상임 조사위원으로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감사, 차기환 행복한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표, 석동현 법무법인 대호 고문 변호사, 황전원 기장군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장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감사는 대표적 극우 인사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고 감사는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된 부림사건의 담당 공사 출신이다. 현재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원의 감사이기도 한 그는 지난 6월 MBC 이사회에서 “해경이 79명을 구조했는데, 왜 MBC 보도에서는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식으로 보도를 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환 변호사 역시 보수성향 변호사 모임인 ‘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의 대표를 맡고 있어 자격 논란을 빚었다. 차 변호사는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서는 대리기사 측 대리인을 맡았다. 자신의 트위터에는 “세월호 일부 유가족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 “누가 세월호 유가족 일부에게 국민의 대표 권한을 주었나” 등 세월호 유가족들을 폄훼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 (왼쪽부터)조대환 변호사,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감사, 석동현 변호사, 차기환 변호사, 황전원 기장군 노사민정협 위원장.

이에 대해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위 5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새누리당은 이들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함으로써 자신들 스스로 내세우며 믿어 달라 강변했던 독립성과 진상규명의 의지라는 원칙과 기준을 정면으로 무시했다”며 “특별조사위원회가 유가족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호도하던 새누리당이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정면으로 어겼다”고 성토했다.

이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정치인들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듯한 인사들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함으로써 온 국민의 진상규명을 향한 열망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족대책위원회는 “새누리당은 무슨 기준으로, 무엇을 목적으로 이들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새누리당의 답에도 가족들과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은 조사위원을 새로운 인사로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위원으로 선정된 5인을 향해서도 “자신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행한 언행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 정부의 대응, 진상규명의 방향, 진상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한 자신들의 역할, 포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만일 이에 성실히 응답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족대책위는 아울러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는 우리 피해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하고,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더 이상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회피, 방해하지 말고 같은 부모로서 협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세월호 선체인양과 관련해서도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 수습을 위한 선체 인양은 마지막 한 사람까지 반드시 수습하겠다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세월호는)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증거물”이라며 정부에 ‘온전한 선체 인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