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10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 소식을 전하며 “희생자 대부분이 학생들”이라 보도한 SBS와 MBN, JTBC에 대해서 ‘중징계’를 결정했다.

<PD저널>에 따르면 11일 방심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재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항목을 위반한 SBS <8뉴스>, MBN <뉴스8>, JTBC <뉴스룸>에 대항 징계를 결정했다.

방심위는 SBS에 벌점 1점에 해당하는 ‘주의’, MBN과 JTBC에는 벌점 2점인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날 심의위원들은 세 방송사 모두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재난보도에 있어서 신중함이 요구돼 왔음에도 ‘오보’를 냈다는 것에 대해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불명확한 내용의 단정적인 발언 및 자막의 노출 빈도’와 ‘재난방송 오보에 대한 방송사의 후속조치 및 노력’ 등에서 각각 차이를 보였다고 판단해 다른 수위의 제재를 결정했다.

▲ ⓒ JTBC

최종 제재 수위 결정에 어려움도 있었다. <JTBC> ‘뉴스룸’에 대한 여야 추천위원들 간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심의위원들은 보도 당시 첫 번째 리포트에서 손석희 앵커는 앵커멘트를 통해 “공연장의 환풍구가 붕괴하면서 25명이 추락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이 안타깝게도 학생이었는데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9분 뒤 두 번째 리포트에서 “지금 알려진 바로는 대부분의 관중이 학생들이라고 했는데, 사망자로 나온 분들은 학생들은 아닌 것 같은데 안타까운 사망자가 나오고 있습니다”라며 사망자가 학생이 아니라고 했다.

여야 심사위원들은 손 앵커의 이 멘트가 ‘정정 보도’로 볼 것인가를 두고 입장이 나뉘었다.

여권 추천 위원들은 해당 멘트가 ‘정정 보도’가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대한 새로운 보도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남신 위원은 “JTBC의 멘트는 정정이라기보다는 현지 상황을 계속 보도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그 당시 상황에서 들어온 것을 정리하는데 주안점을 둔 것”이라며 “방송 전후의 맥락을 보면 현장 상황을 그대로 보도하는 멘트”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 추천 박신서 위원은 “현장에서 팩트(사실)가 불분명한 부분에 대해 실수할 수는 있다”며 “문제는 프로그램 내에서 실수를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바로 잡는가 인데, 현장 기자와 앵커 사이 혼선은 있었지만 사망에 관한 정정 보도를 가장 빨리 했다”고 밝혔다.

이후 앵커 멘트의 성격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지만 ‘경고’ 의견이 5명, ‘권고’ 의견이 3명이 나오면서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최종 제재 수위는 ‘경고’로 결정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