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1일 상수원 상류 공장입지 제한지역에 공장시설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수도법 하위법률을 공포했다. 환경단체들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상수원 상류 오염을 무시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부에 따르면 공장은 상수원 취수시설로부터 상류로 4km를 벗어난 지역에 지을 수 있다. 상류 쪽으로 4km 떨어진 곳이라 하더라도 하천의 경계로부터 500m 밖에 해당되는 지역이어야 한다.

이전에는 상수원 취수시설로부터 상류로 7km 이내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공장은 설립이 불가능했다. 공장설립이 허용되는 업종은 ▶떡·빵 제조업 ▶코코아 제품 및 과자류 제조업 ▶면류 마카로니 및 유사식품 제조업 ▶커피가공업 등이다. 시설 면적은 500㎡ 미만의 소규모 공장만 설립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이번 하위법령 공포와 관련해 상수원 수질보호를 위해 유독물 사용·발생 금지, 폐수차단시설 설치, 승인받은 업종 외 전환금지 등 승인요건과 준수사항을 수도법 시행규칙에 반영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이씨가 공장을 짓게 해달라고 요구한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와야 2리 일대는 공장 설립 허용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곳이다. 상수원으로 부터 20m밖에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씨의 민원에 대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법을 고쳐 내년에 허용하겠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내년이요?”라고 반문한 바 있다.

환경부는 이번 법령 개정에 대해 “상수원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장 승인요건과 준수사항을 수도법 시행규칙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환경부

환경운동연합 맹지연 생태사회팀 국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상수원 수질 악화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 정부가 지역 경제와 주민 참여를 빙자해 상수원 규제를 완화하면 또 다른 난개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깨끗한 수도 공급을 위해 고도정수처리 등에 매년 막대한 예산을 쓰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원수(原水) 관리는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엄격한 규제를 풀어버리는 건 신중치 못한 처사다. 이미 수도권 내 녹지 지역 등이 개발 규제 완화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