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저성과 직원에 대한 징계 해고를 검토하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으로부터 합법성 등 자문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며 ‘해고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겨레>가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한겨레21>은 1일 발행된 1039호에서 MBC가 지난 8~9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화우로부터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받은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조치 관련’ 답변서를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MBC는 인사평가와 관련, 노조원 등에 대한 인사 보복 수단으로 활용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가운데, 이같은 유료 자문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며 경영진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원들에 대한 해고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BC가 9월에 김앤장(23일)과 화우(19일)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보면, MBC는 ‘장기 저성과자 해고 절차를 운영할 예정’으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인평가규정의 최저등급인 R등급을 3번 받은 것은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대기발령 등의 절차를 거쳐 징계해고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대기발령과 별개로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해고가 가능한지”를 물었다.

▲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현재 MBC는 사규인 ‘개인평가규정’에 따라 1년에 두 차례 업적평가, 1년에 한 차례 역량평가를 실시하는데 두 평가에서 70점 이하를 받으면 최저등급인 R등급을 부여한다. R등급을 3년간 3회 이상 받을 경우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회부할 수 있다.

<한겨레21>은 앞서 MBC가 8월에 받은 답변서를 보면 ‘개인평가에서 3번 R등급을 받아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이 추후 3년간 다시 3회의 R등급을 받는 경우 해당직원을 징계해고할 수 있는지’ 등의 합법성을 법무법인에 물었다고 전했다.

R등급은 MBC에서 ‘인사 보복’ 수단으로 활용되어왔다. 2012년 170일 파업 뒤에는 파업 참가자 전원이 R등급을 받았고, 지난해 초에는 ‘국정원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취재하던 김연국 기자가 취재 중단 지시에 반발하자 R등급을 받았다.

김앤장은 질의에 대해 “이렇게 단기간에 저성과자들을 해고시키는 경우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고, 화우 역시 “부당해고로 판단될 법적 위험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한겨레21>에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