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훈규 기자

2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전국에서 모인 5000여 명의 농민들이 한중 FTA로 타결된 쌀시장 개방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의 농업정책을 비판했다.

전국농민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50여개 농민시민단체로 구성된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이하 식량주권 범국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3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범국본은 결의문을 내고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쌀 전면개방과 친환경 의무급식 후퇴 등 정부정책에 항의한다”며 “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고 이를 막기 위한 장기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에 쌀시장 전면개방 철회▶한중 FTA 중단 ▶무분별한 FTA 국회비준 반대 ▶기초 농산물 국가 수매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한중 FTA의 타결로 농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 스스로 2015년부터 밥쌀용 쌀 30%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하고도 내년 예산 700억원을 편성해 미국·중국쌀 매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거짓과 위선으로 식량주권과 농업을 포기하고 올해 한·호주 FTA, 한·캐나다 FTA, 한·뉴질랜드 FTA에 이어 한·중 FTA까지, 오직 FTA와 쌀 전면개방만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 ©박훈규 기자

결의문 낭독 이후  농민과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장은 “2014년은 농업을 집어삼킬 광풍이 몰아칠 한 해”라며 “정부가 농업을 포기하고 식량주권을 마구 파는 상황에서 농민들은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엽선업 가톨릭농민회 부회장도 “국가와 국민을 포기한 박근혜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며 “불행하게도 새정치민주연합도 협력자로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발언을 마친 농민들은 정부의 농업정책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소공로와 을지로입구를 지나 종로 보신각 앞까지 행진했다. 집회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70개 중대, 4900여명의 경찰이 배치됐으나 충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