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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
SBS 화요예능 <매직아이>가 이효리의 예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결국 20회 만에 종영을 맞이했다. 배우 문소리와 개그우먼 같은 모델 홍진경의 가세로 흥미로운 MC진을 구성했으나 그 시너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만 것도 아쉽기만 하다. 종영의 원인은 따질 것도 없이 시청률 부진이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어느 순간부터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데 있을 것이다. 시사와 예능의 접목이라는 나름 의미 있는 시도였으나 시사에 질겁하는 방송시대에 잘 먹히기는 애초에 힘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어쩌면 <매직아이>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요즘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내놓으라하는 예능의 아이콘들도 주중 예능에서 죽을 쑤고 있다. 여기에는 앞서 방영되는 지상파 드라마들의 전반적인 침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까지 TV를 켜놓아야 자연스레 심야 예능으로 시청이 이어지기 마련인데, 요즘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TV를 켜놓는 빈도가 현저하게 준 것이 더 결정적인 악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능에 끼치는 드라마의 영향은 심각한 것이 한번 부진하면 최소 석 달이 간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드라마와 예능이 부진한 월화는 이제 거의 지상파의 무덤이 되고 있다. 그나마 <오만과 편견>이 두각을 나타내며 분전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최근 시청률이 떨어지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드라마가 나름 성적을 올리고 있는 수목일지라도 여전히 예능의 시청률은 저조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목의 대표 심야예능인 <라디오스타>와 <해피투게더> 모두 저조한 시청률에 붙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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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
그래도 10%를 상회하는 주말 예능에 비하면 주중 예능의 현실은 암울하다. 게다가 딱히 이 길고 어두운 침체기를 벗어날 묘안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가 나름 화제성을 갖기는 하지만 시청률에는 힘을 쓰지 못하는 판에 어떤 대안이 존재할까 싶기도 한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지상파가 놓친 시청자는 케이블과 종편으로 분산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요일의 경우에는 tvN 하나가 전 지상파를 압도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이 그저 밥만 해먹는데 시청률도 화제성도 으뜸인 <삼시세끼>와 회사원들의 애환을 리얼하게 담아낸 <미생>의 원투펀치에 지상파가 녹다운된 것이다. 요즘 지상파에서는 tvN 분석에 머리를 쥐어짜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묘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삼시세끼>라는 포맷이 따라한다고 된다고 볼 수 없는 묘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상파 평일 예능은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상태이다. 대안이 없기 때문에 부진한 시청률에도 쉽사리 폐지조차 할 수가 없다. <매직아이>가 그나마 종영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곧 시작하는 <K팝스타>로 인해 <룸메이트>를 이동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조차 폐지의 수순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딱히 희망적인 대안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TV를 켜게 했던 평일 예능이 이제는 수면시간을 알리는 용도로 전락했다.
지상파 예능의 위기라는 상투적인 말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일대 분발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예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런 지상파 드라마, 예능의 전반적인 침체는 시사, 예능의 저주는 아닌가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본래 시사 및 교양의 시간을 예능이 잠식해버렸다. 또한 남아 있는 시사 프로그램도 더 이상 사회에 대한 파급력을 유지하지 못한 채 식물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프로그램의 균형을 스스로 깨고 방송이 오락에 올인한 후폭풍을 이제 겪는다고 볼 이유도 충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겪는 예능의 부진은 어쩌면 예능 그 자체에 대한 거부감에서 먼저 원인을 찾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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