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편성하지도 않은 도로건설 예산이 국회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치면서 2,000억 원 가량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실세 의원과 심사에 참여한 상임위 의원들의 지역구에 배당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201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결과(안)’에서 정부 원안에는 편성되지 않았으나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등장한 도로건설 예산은 1,932억 원, 총 98건에 달했다. 또 정부안에 포함된 113건의 도로사업 예산도 국토위에서 1조5,238억 원이나 증액됐다.

정부안에 없던 신규 도로 건설 예산은 주로 여야 실세 의원들 지역구에 배당된 경우가 많았다. ‘예산폭탄’을 내걸고 지난 7·30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지역구인 전남 순천·곡성에 ‘순천만 정원-낙안읍성 국지도건설’ 등 총 5건의 도로건설 예산 40억 원이 국토위 심사 과정에서 신규 배정됐다.

여기에 당초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사업 중에도 ‘순천시 주암면-곡성군 목사동면 구간 위험도로개선’과 ‘순천시 서면 상습침수구역 도로유지보수’는 각각 63억 원과 50억 원이 증액됐다.

또 친박계 핵심인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의 지역구도 ‘우보-고노 국도건설’을 포함해 2건의 도로건설 예산 60억 원을 확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광양·구례에는 각각 ‘보령-부여 국도건설’ 10억 원과 ‘화엄사 국도건설’ 5억 원 예산이 신규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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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토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지역구에 282억 원, 총 26건의 도로건설 사업이 신규 편성돼 ‘셀프 증액’이란 비판이 나온다.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새누리당 의원과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역구에는 가장 많은 5건의 도로건설 사업이 각각 40억 원과 35억 원의 예산과 함께 배정됐다.

이처럼 상임위 과정에서 신규 도로 건설 쪽지 예산이 남발되는 이유는 첫해 예산으로 5억 원 규모의 소액 예산이라도 편성되면 ‘계속 사업’의 근거로 남기 때문이다.

또 여야가 예산안조정소위 단계에서 ‘쪽지예산 근절’을 공언하자 상임위 심사에서부터 민원성 예산이 폭주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