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 주 국정감사에 이어 이번 주 4일간의 대정부 질문을 끝내고 6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국민 10명 중 9명이 국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011명에게 ‘요즘 국회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라고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에 불과한 반면 89%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5%는 의견을 유보했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직업별, 지지정당별 등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현재 국회가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해, 우리 국민의 국회에 대한 불신 정도를 짐작케 했다.

이는 갤럽이 작년 5월부터 8월까지 실시한 매월 조사에서도 대체로 부정 평가가 많았지만 이번 조사처럼 부정평가가 최고치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

국회 역할 수행 부정 평가자 899명이 부정 평가 이유로 꼽은 이유로 ‘여야 합의 안됨/싸우기만 한다/소통 안함’(20%), ‘자기 이익/기득권/특권 유지’(14%), ‘법안 처리 안됨/일 처리가 느리다’(10%), ‘국민을 생각하지 않음/여론 안 들음’(10%), ‘당리/파벌 정치’(9%), ‘서민 복지 정책 미흡/민생 외면’(7%), ‘세월호 특별법 문제’(6%), ‘출석을 잘 안한다/직무 불성실’(5%) 등을 꼽았다.

여야의 힘겨루기, 소통 부재, 기득권 유지, 법안 처리 미흡, 국민 여론, 민생 외면 등 지적한 것이다.

▲ ⓒ JTBC

이 같은 국민들의 불신은 여당과 야당의 역할 수행을 묻는 질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새누리당이 여당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국민 28%는 ‘잘하고 있다’, 61%는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갤럽은 “작년 6월 이후 총 여덟 차례 조사 중에서 이번 여당 역할 수행 부정률이 가장 높았다”며 “특히 과거 매 조사마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절반은 여당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부정 평가자는 그보다 적었으나, 이번에는 부정률이 처음으로 40%를 넘으며 긍정률과 비슷해졌다. 7·30 재보궐 선거 이후 새누리당 지지도는 평균 44%를 유지하고 있어 외견상 안정적이지만, 지지층의 태도는 과거보다 냉랭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야당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잘하고 있다’ 11%, ‘잘못하고 있다’는 80%에 달했다.

갤럽은 “올해 1월까지 기존 민주당 시절 평가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10명 중 7명은 민주당의 야당 역할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해, 새누리당 지지층의 여당 평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실제로 야당이 여당에 비해 일을 잘못하는 데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5060 세대가 주를 이루는 여당 지지층은 여당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데 반해 2040 세대가 많은 야당 지지층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더욱 엄중한 평가를 하는 경향도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6%(총 통화 6,486명 중 1,011명 응답 완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