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 육상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2관왕을 달성한 전민재 선수의 ‘발편지’가 네티즌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전 선수는 지난 19일과 20일 육상 여자 200m와 1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에 올랐다. 다섯 살 때 뇌염으로 뇌성마비 장애인이 된 전 선수는 2003년 육상에 입문했다.

전 선수는 금메달을 딴 직후 태극기 세리머니를 선 보이고, 미리 준비한 발로 쓴 우승편지를 공개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가 발로 쓴 편지에는 “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를 위해 응원해 주신 가족들과 같이 고생한 선수들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는 인사가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전 선수는 편지에서 “올해 여름도 변함없이 모든 선수들이 다같이 각자의 위치에서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땀 흘리며 고생이 많았다”고 전하며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실망하지 말고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힘을 내서 다시 출발선에 서서 힘내시기 바란다”고 동료 선수들에게 응원을 불어 넣었다.

전 선수는 이어 박정호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의 사랑을 채찍 삼아 더욱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서울 장애인육상연맹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 '트위터(이정화 기자)'

말도 자유롭게 할 수 없고 연필도 쥘 수 없는 전 선수가 발가락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우승 소감이 담긴 편지는 남동생인 전민상씨가 대신 낭독했다.

전민재 선수의 남동생 민상씨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누나가 사춘기 때 20살 때까지만 살겠다고 해서 부모님이 많이 마음 아파하셨다”며 “19살에 장애인 초등학교를 입학했고 중학교 2학년이던 2003년 재활학교 체육선생님이 달리기를 권유했다”고 육상계 입문 과정을 밝혔다.

민상씨는 화제가 되고 있는 전 선수의 편지에 대해 경기 당일 까지 전혀 몰랐다며 “좀 당황스러웠다”는 당시 소감을 전했다.

민상씨는 “아무래도 ‘1등을 하면 이걸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전부더 썼다고 하더라”라며 “놀랐다. 어떻게 연습해 왔는지도 알고 그런 게 생각나니 마지막에 저도 되게 울컥했다”고 밝혔다.

민상씨에 따르면, 소속팀이 없는 전 선수는 고향집인 전라북도 진안에서 대회 준비를 해왔다. 장애인 체육계의 열악함 때문에 전 선수는 특별한 지원 없이 논밭에서 타이어를 메고 연습해 온 것.

민상씨는 “저희 누나가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 같은 데 가면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다닌다. 무엇이 이 위대한 선수를 고개 숙이게 하는 지 본인이 아니면 모르겠죠”라며 “이제는 달리기할 때처럼 어디 외출하거나 할 때도 당당하게, 미소천사의 타이틀에 맞게 밝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항상 웃었으면 좋겠고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전 선수의 편지를 본 네티즌들은 “눈물고였어요. 전민재 선수 파이팅”(sang****), “많이 배우고 갑니다. 파이팅 하십시오”(하**), “전 선수.. 겉으로만 보이는 외모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에요! 전 선수도 아름답고 예쁩니다”(최**),

“뭉클합니다. 그리고 반성도 하게 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최**), “진심어린 그 편지 공개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par****), “감동이네요. 눈물나네요. 논밭에서 혼자 연습했다니 죄송합니다”(홍*), “스스로 타이어를 메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견뎌온 그 시간들이 빛을 봐 너무 기쁩니다”(날아**) 등의 반응들을 보이며 전 선수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