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과 관련해 거짓공보활동과 오락가락하는 설명으로 혼선을 빚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기자단은 20일 ‘정부의 거짓말 브리핑에 대한 통일부 출입기자단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정부는 10월 13일 북한에 ‘10월 30일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했다”며 “10월 15일 이 사실이 공개될 때까지 통일부 대변인은 공개·비공개 브리핑에서 ‘검토 중이라 확정되지 않았다’, ‘북한에 제의할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단은 “정부는 최소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거짓말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이번 ‘거짓말 사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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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은 ‘거짓말 사태’의 배경으로 “청와대나 통일부의 정책 담당 부서가 대국민 창구인 통일부 공보 부서에 최소한의 자료도 주지 않고 ‘공보 전선’에 내보내는 작금의 상황”을 지적했다.

기자단은 “정보도 권한도 없는 대변인을 통해 중대한 남북관계 상황을 알리는 것은 우리 언론인은 물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청와대와 통일부의 정책 부서가 통일부의 공보 부서에 제대로 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단은 아울러 “‘투명하고 당당한 대북정책’을 천명했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냐”며 “남북관계의 ‘투명성 원칙’에 대해서는 각자의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정부가 약속한 것이라면 지키는 것이 맞다”며 남북관계의 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최근 북한이 수차례 전통문을 보내 고위 군사 당국 접촉 개최를 제안한 것은 물론 정부가 2차 고위급 접촉 개최 날짜를 제의해놓고도 ‘제의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단독접촉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가 발신과 수신 명의를 오해한 것이라고 하는 등 혼선을 야기한 바 있다.

한편, 기자단이 이날 발표한 입장문은 통일부 장관실과 대변인실, 청와대 국가안보실, 홍보수석실에 보내졌다. 통일부 기자단에는 신문·방송·통신사 등 40여곳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