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캠프 출신인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이 지난해 1차 원장 공모 당시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지만 3차 공모에 최종 선임된 것으로 확인돼 ‘보은 인사’ 논란이 또 다시 일고 있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 기영화 원장은 지난해 10월 1차 원장공모에 신청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지만 3차 공모에서 최종 선정됐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신임 원장 초빙을 위해 지난 10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3월 세 차례에 걸쳐 원장 공모를 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1차 공모에서 ‘적격자 없음’으로 원장 초빙이 무산되었는데, 기영화 교수는 전체 12명의 후보자 중 서류전형에서 5등에 그쳐 면접․발표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추천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면접·발표 심사 인원을 최종 선발인원의 2~5배까지 추천하도록 되어있다. 특히 당시 기 교수 서류전형 점수는 4위와 100점 이상 차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류전형 1위부터 4위까지는 100점 환산으로 80점 수준이었지만, 기 교수는 70점 수준으로 면접·발표 심사 대상자들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 국가평생교육진흥원

1차 원장 공모가 무산된 이후 11월에 다시 진행된 2차 공모에 기 교수는 지원하지 않았다. 대신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장 출신의 서영범 후보자가 최종 2배수에 들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원장 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3월에 진행된 3차 공모에는 1차 공모에서 탈락했던 인사들이 4명이나 지원했고 본선 발표를 거쳐 결국 기영화 교수가 원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서류전형 결과를 보면, 앞선 1, 2차 공모에서 4배수까지 면접․발표 심사 대상자로 선정했던 관례를 깨고, 서류전형 3등까지만 면접·발표 심사 자격을 줬다. 때문에 1차 공모에서 기 교수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던 김 모 후보자는 4등으로 면접·발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원장선임이 미뤄지자 ‘단순히 원장선발 기준이 변화된 것’이라며 제기된 의혹을 부정한 바 있다. 하지만 세 차례에 걸친 공모과정에서 원장추천위원회 운영규정과 평가 및 면접기준을 확인한 결과 선발기준이 변화된 것이라는 진흥원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판명됐다.

또 기 원장이 공모에 제출한 직무계획서는 1차와 3차 공모 때 제출했던 내용이 일치했고, 심사위원 구성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박홍근 의원은 “세 차례나 진행된 원장공모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력 손실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낙하산 인사를 하더라도 능력과 실력은 기본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