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하며 부실공사로 밝혀진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와 관련, 입찰 과정에서 시공업체들이 가격 담합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서울 지하철 9호선 3단계 919공구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서 입찰에 참여했던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사전에 입찰 가격을 합의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1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부과금액은 삼성물산이 162억 4300만원, 현대산업개발이 27억 9100만원. 공정위는 두 업체 모두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919공구는 9호선 3단계 공사 구간(5.9km) 중 삼전동 잠실병원앞~석촌동 석촌역 구간(1.59km)으로, 이 구간에서 올해 8월 잇따른 싱크홀이 발견되며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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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가격 경쟁에서 공사 수주액이 낮아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투찰 가격을 사전에 합의했다. 양사 실무자들은 전화와 대면회의 등을 통해 입찰 가격을 미리 정하고 설계로만 경쟁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공사 추정금액(1998억원) 대비 94.1%, 현대산업개발은 94.0%로 입찰 가격을 치밀히 적어 냈고, 심의 결과 설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삼성물산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입찰 담합이 드러난 9호선 3단계 공사에는 정부와 서울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측은 부실 공사 뿐만 아니라 ‘혈세 낭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신영호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서울시민의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 공사에서 발생한 임찰담합”이라며 “앞으로도 기업의 담합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한편, 담합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