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티비 읽기' 블로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아주 조금씩 그렇지만 매우 강력한 화법으로 괴담에서 국가학살의 진실로 시청자를 인도했다. 한국국민들이 역사에 대해서 매우 무딘 감각을 가졌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괴담에서 시작된 경산 코발트 광산의 진실은 무시무시했다. 귀신이 나온다는 그곳은 귀신이 나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었다.

그곳은 한국전쟁 당시 국가기관에 의해서 민간이 수천 명이 학살당한 비극의 역사가 이름도 알 수 없는 유골들과 함께 매몰돼 있었다. 기록도 남기지 않은 학살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리 없다. 아마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생긴 불안과 증오가 낳은 무차별한 난동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희생당한 민간인이 100만 명을 넘는다. 이것은 국방부가 추정한 규모니 최소한은 될 수 있어도 결코 부풀린 숫자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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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원이라는 입에 올리기도 낯선 어마어마한 국민세금을 국토를 망가뜨리는 데 낭비한 정부가 국가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외면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두렵기만 하다. 60년 전의 사건이라 그 진실에 접근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그 억울한 유해들을 제대로 안치하는 정도의 책임은 져야 할 것이다. 올해 벌어진 세월호 참사에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60년 전의 사건에 어떨지는 짐작할 수 있기는 하지만, 과연 그래도 좋은 것이겠는가.

아직도 그 광산에는 발굴을 기다리는 억울한 유해들이 수천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시급한 것은 이미 발굴된 유해들이 갈 곳 없이 떠돌고 있고, 현재 근처 모 대학에 보관 중인 유골들도 일 년 후에는 보관계약이 끝나는데 정부에서는 아직 아무런 입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국군장병은 시한 없이 영구한 발굴해 안치할 수 있는 법이 있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민에 대한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에 의해 희생된 국민 역시 마찬가지 대접을 받아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60년 만에 겨우 광산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온 학살의 피해자들이 명예회복이나 국가배상은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볕이 잘 드는 곳에 안장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와 함께 전국의 민간인 학살지에 간단한 안내판이라도 있었다면 이 학살의 장소가 귀신이 나온다는 괴담으로 전락되는 것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방부가 발표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은 1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의 전국 모든 곳에 학살지가 표시되어 있었다. 60년이 지나서도 국가는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언제 또 진실화해위원회가 다시 활동을 하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기약도, 희망도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그곳이 역사적 비극의 장소이지 젊은이들이 호기심으로 기웃거릴 괴담의 장소가 아니라는 안내판이라도 걸어주기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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