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캐나다 순방 일정에 맞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던 한인 동포들의 집회를 정부가 방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두번째 날인 21일 오후 캐나다 오타와 총독 관저 앞에는 현지 한인들이 모여 세월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집회 현장에 있었던 한인 유학생 송미진씨는 <경향신문>에 보낸 글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아닌,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시민의 글귀를 가리려고 캐나다에 와서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무엇이 무서워서, 무엇을 가리 위해 10명도 되지 않는 동포들을 대형버스를 이용해 감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송씨는 이 같은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 그룹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에도 올렸다.

▲ 이미지출처='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동영상 캡쳐

이에 한인들은 현지 경찰에게 “저 차가 박 대통령이 지나갈 때 우리를 가릴 것 같다. 한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했으나 경찰은 “평화 시위를 하는 당신들을 가릴 이유가 없다”며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탄 차량이 관저로 가는 길목에 입성하자, 버스와 벤이 움직이면서 한인 시위대를 가렸다. 시위대가 플래카드를 들고 차량을 피해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소용없었다. 현지 경찰은 믿을 수 없다는 제스처와 함께 시위대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

22일 오전에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송씨는 “전날과 똑같은 흰색 버스가 등장해 경찰에게 상황 설명을 하자 경찰이 버스 이동을 요구했다”면서 “이에 경호원들이 ‘차를 지금 빼면 어떡해’를 연발했다”고 밝혔다.

▲ 이미지출처='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동영상 캡쳐

송씨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초등학생이 포함된 고작 10명의 시위대를 피하기 위해 호텔 정문이 아닌 쪽문으로 들어갔다”며 “캐나다 경찰로부터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대동한 국빈은 흔치 않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 슬펐다”며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캐나다 경찰이 박 대통령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제지하는 장면은 현지 시위에 참가했던 오동성 씨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