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대통령실에 2억원 이상의 위문성금을 배정해 공무원들이 모은 성금을 ‘대통령실 생색내기용’에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말 군부대 위로성금 2억6000만원을 대통령실에 배정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26개 군부대에 전달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

그러나 실제로 대통령실이 지난해 모금한 위문성금은 665만6240원. 69개 기관 중 하위권인 54위를 기록했다. 각 기관의 성금모금 규모가 1000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통령실이 실제 모금한 금액보다 40배나 많은 위문성금을 배정받은 셈이다.

또한 감사원은 15000만원, 국가정보원은 2000만원을 배정해 보훈처가 힘 있는 기관들의 눈치를 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가보훈처의 ‘국군 장병 위문금 관리규정’에 따르면 각 기관에 배정되는 위문금은 1000만원이 기준이다. 다만 각 기관의 모금 규모 등에 따라 상향해 배정할 수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위문성금을 모은 교육부(19억 4553만여 원)는 3000만윈의 위문성금을 배정받았다.

김기준 의원은 “공무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이 대통령실 생색내기에 이용되고 있다”며 “위문성금이 공무원과 공공기관들의 정성이 모인 소중한 돈임을 장병들이 알 수 있도록, 위문금액부터 배부방식을 포함한 모든 방안들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위문모금액이 660만원에 불과한 대통령실에 40배가 넘는 2억6000만원을 위문성금으로 배정된 것은 성금 배정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보훈처는 성금이 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김 의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18일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말 위문성금을 모은 것을 각 기관별로 배정해 낸 자료인데 (김 의원측이) ‘위문성금규정’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성금을 많이 모은 기관이 성금을 많이 냈으니깐 배정규모도 (모금 기준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가장 많은 성금을 낸 교육부는 타 기관들보다 인원수가 많은 기관이다. 대통령실도 물론 인원이 많지만 (교육부보다)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고 위문성금을 지원해야 할 곳이 31개 본부대를 비롯한 많은 군·경찰·경호부대 등이 있다”며 “이번 정부에서만 2억6000만원으로 배정 받은 것이 아니다. 과거 정부들도 이와 비슷한 규모”라고 말했다.